본문 바로가기
2008.05.06 12:04

소와리골

조회 수 7144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소와리골

땅이름

김유정은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토속 작가다. 그래서 그런지 안성 쪽 박두진 문학관이나 경주의 김동리 문학관과 대비할 때, 그의 생가를 배경으로 조성된 유정 문학관은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봄봄> <동백꽃> <소낙비> <만무방>과 같이 제목에서부터 정감을 드러낸다. “제-미 키두. 개돼지는 푹푹 크는데 왜 이리도 사람은 안 크는지.” 딸이 크면 성례를 올려 주겠다는 마름의 말을 믿고 데릴사위 노릇을 하는 <봄봄>의 ‘나’가 뱉어놓은 바보 같은 중얼거림에서 우리는 안타까움보다는 부드럽고 상큼한 웃음을 지어낼 수 있다. 이런 김유정의 문학을 키워낸 바탕에는 그가 살았던 마을과 순박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의 마을 뒷산에는 유정이 다녔음직한 골짜기와 고개가 한눈에 보이는데, 이들 산에는 소나무·갈나무·생강나무 등이 아름답게 자란다.

‘소와리골’도 유정의 뒷산에 있는 골짜기의 하나다. ‘소와리’는 ‘송화’가 변한 말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소아리’를 뜻하는 말일 수도 있다. ‘소아리’는 사전에 실리지 않은 강원도 토박이말로 ‘잎이 많은 소나무 가지’를 뜻하는 말이다. 이 말은 ‘소나무’를 뜻하는 ‘솔’에 ‘아지’ 계통의 ‘아리’가 붙어 된 말로, 어린 소나무일수록 잎이 짙고 무성하다.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시간이 날 때면, 담장 대신 소아리를 베어다 울타리를 만들던 풍습이 사라진 지 오래 되었는데, 유정의 문학지도에 ‘소와리골’은 토속어 ‘소아리’의 쓰임새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이라고 할 만하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58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21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201
1962 손 없는 날 바람의종 2008.01.17 8794
1961 손 없는 날 바람의종 2010.07.30 9285
1960 속풀이 바람의종 2010.11.03 10453
1959 속앓이 바람의종 2009.09.26 11900
1958 속수무책 바람의종 2007.12.13 7338
1957 속도위반 딱지를 뗐다 바람의종 2009.02.12 9381
1956 속담 순화, 파격과 상식 風文 2022.06.08 1182
1955 속과 안은 다르다 / 김수업 바람의종 2007.08.31 8401
1954 소행·애무 바람의종 2008.05.24 8909
1953 소통과 삐딱함 風文 2021.10.30 1199
1952 소태와 소도 바람의종 2008.03.27 7922
1951 소젖 바람의종 2008.01.22 6465
1950 소정 바람의종 2007.07.24 6336
» 소와리골 바람의종 2008.05.06 7144
1948 소양강·우수주 바람의종 2008.06.08 7305
1947 소설속 고장말 바람의종 2007.11.01 9371
1946 소라색, 곤색 바람의종 2009.06.16 8204
1945 소라색 바람의종 2008.02.15 7490
1944 소담하다, 소박하다 바람의종 2012.05.03 13848
1943 소고기, 쇠고기 바람의종 2008.11.19 7229
1942 소강상태에 빠지다 바람의종 2010.05.29 10189
1941 셀프-서비스 바람의종 2009.06.09 58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