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3.24 15:44

구리무와 포마드

조회 수 11817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구리무와 포마드

북녘에서 나와 남쪽에 정착한 여성들이 여기의 화장품을 고르기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북녘에서는 화장품 종류도 단순하거니와 이름도 쉬운 우리말로 되어 있으나, 여기서는 매우 많은 종류에다가 영어 이름 일색이기 때문이다. 실은 남쪽 사람에게도 ‘베이스’, ‘파운데이션’, ‘에센스’ 등 우리의 화장품 이름은 화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거의 알 수 없는 전문용어처럼 여겨진다.

서양식 화장품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을 통해 들어왔다. 백분, 크림, 향수, 비누 따위가 이때 등장했다고 한다. 당시의 유명 제품으로는 ‘동동구리무’가 있었는데, 이는 러시아 행상들이 북을 ‘동동’ 울리며 ‘크림’(cream)의 일본말 발음인 ‘구리무’를 외쳤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것은 요즘처럼 포장된 물건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덜어서 살 수 있어서 여성들에게 대단히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얼마 후에는 남성 치장용품도 등장하였는데 1940년대에 처음 등장한 ‘포마드’(pomade)가 그것이다. 이는 사과라는 뜻의 프랑스말 ‘폼’(pomme)과 어원이 같은 말로서, 사과향이 나는 머릿기름을 이른다. 원래는 광물성 포마드가 들어와 있었는데, 어떤 국내 기업이 식물성 포마드를 개발하여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며, 이를 발라서 뒤로 빗은 머리가 일류 멋쟁이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포마드는 1970년대에 인기를 잃었으나 헤어젤(hair gel), 무스(mousse), 헤어왁스(hair wax) 같은 제품들이 나와서 뒤를 잇고 있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348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004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5188
2464 하룻강아지 바람의종 2010.03.22 12084
2463 하냥 file 바람의종 2010.03.23 12351
2462 ‘감투’와 ‘망탕’ 바람의종 2010.03.23 15753
2461 가늠,가름,갈음 바람의종 2010.03.23 13391
2460 거치다와 걸치다 바람의종 2010.03.23 15083
» 구리무와 포마드 바람의종 2010.03.24 11817
2458 안절부절못하다 바람의종 2010.03.24 13266
2457 쟁이와 장이 바람의종 2010.03.24 16219
2456 엄청 바람의종 2010.03.26 10390
2455 호분차 온나! file 바람의종 2010.03.26 12487
2454 ‘직하다’와 ‘-ㅁ/음직하다’ 바람의종 2010.03.26 13049
2453 결제와 결재 바람의종 2010.03.26 14597
2452 ‘긴장’과 ‘비난수’ 바람의종 2010.03.30 17807
2451 엑박 바람의종 2010.03.30 10879
2450 고주망태 바람의종 2010.03.30 13082
2449 ‘100만여원’과 ‘100여만원’ 바람의종 2010.03.30 12364
2448 가시 돋힌 설전 바람의종 2010.04.01 13281
2447 주마등 바람의종 2010.04.01 12362
2446 아니요와 아니오 바람의종 2010.04.01 11353
2445 몬뜰래기 벗곡! 바람의종 2010.04.02 11709
2444 ‘뜨더국’과 ‘마치다’ 바람의종 2010.04.02 15810
2443 써라와 쓰라 바람의종 2010.04.02 1248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