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7 11:48

도내와 섬안

조회 수 6185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도내와 섬안

해안 지방이 아닌 곳에 ‘섬’과 관련된 땅이름이 붙어 있음은 특이한 일이다. 경북 문경 가은읍의 ‘도내’(島內)나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의 ‘도리’(島里) 들이 그렇다. 이런 땅이름은 ‘섬’과는 무관하다. 그런데도 ‘섬’을 뜻하는 한자 ‘도’(島)가 쓰인 까닭은 뭔가?

내륙 쪽에 나타나는 ‘섬’과 관련된 땅이름은 대체로 굽이진 강물과 관련이 있다. 달리 말해 ‘도내’나 ‘도리’는 굽이진 강의 안쪽에 있는 마을을 뜻한다. 여기서 ‘도’는 ‘돌다’라는 뜻을 지닌다. 곧 물이 돌아 흐른다는 뜻의 ‘도는 마을’이라는 말이다. ‘도는 마을’은 ‘돌말’이라는 합성어를 이루기도 하며, ‘돌내’나 ‘도내’로 굳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도’에 해당하는 한자인 ‘도’(島)가 나타나게 되며, 이를 다시 우리말로 옮기면서 ‘섬안’이라는 땅이름까지 나온다.

이처럼 ‘도내’가 ‘섬안’으로 변하게 되면, 왜 이런 땅이름이 생겨났는지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돌이 거의 없는 곳인데도 ‘돌머루’라는 땅이름이 생기거나 ‘석천’(石川)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한다. 심지어는 복숭아 산지도 아닌데 ‘도내’(桃內)라는 한자가 쓰이기도 하는데, 이 또한 ‘섬안’이나 ‘석천’이 생성되는 원리와 같다. 영월군 주천면의 ‘도천’(桃川)은 후삼국 때 ‘도내부곡’(刀乃部曲)이었다. ‘도내’가 ‘도천’으로 바뀌고서, 조선 선비 성임이 신선의 복숭아를 따서 임금께 바치고 장수를 빌며 신선 만나기를 축원했다는 얘기가 덧붙은 것은 자연스런 일인 셈인가?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2937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9745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4427
    read more
  4. 빛깔말

    Date2008.02.28 By바람의종 Views6877
    Read More
  5. 동남아 언어

    Date2008.02.29 By바람의종 Views7326
    Read More
  6. 새라새롭다

    Date2008.02.29 By바람의종 Views9213
    Read More
  7. 밑과 아래

    Date2008.03.01 By바람의종 Views7284
    Read More
  8. 괭이눈

    Date2008.03.01 By바람의종 Views6326
    Read More
  9. 한라산과 두무산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9196
    Read More
  10.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12184
    Read More
  11. 여우잠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9890
    Read More
  12. 메다와 지다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7053
    Read More
  13. 깽깽이풀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7168
    Read More
  14. 도내와 섬안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6185
    Read More
  15. 우리말의 짜임새와 뿌리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9419
    Read More
  16. 넋살탕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8946
    Read More
  17. 사위질빵

    Date2008.03.10 By바람의종 Views5467
    Read More
  18. 그닥

    Date2008.03.11 By바람의종 Views6775
    Read More
  19. 은방울꽃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6935
    Read More
  20. 한터와 자갈치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8846
    Read More
  21. 결속

    Date2008.03.13 By바람의종 Views7417
    Read More
  22. 수진이 고개

    Date2008.03.13 By바람의종 Views9573
    Read More
  23. 얼음보숭이·에스키모

    Date2008.03.14 By바람의종 Views8883
    Read More
  24. 파리지옥풀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8700
    Read More
  25. 전농동과 설렁탕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859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