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31 19:27

까닭과 때문

조회 수 6761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까닭과 때문

요즘 ‘까닭’과 ‘때문’은 뜻이나 쓰임새가 한결같다. 국어사전을 보면 ‘까닭’은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이라 하고, ‘때문’은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이라 한다. 뜻이 같다는 풀이다. 쓰임새도 마찬가지다. “소 살 돈을 노름해서 잃은 까닭으로 벼를 찧어 팔아서 ….”(이기영 <서화>) “장수 한 명이 갈린 때문으로 해서 이렇게 참패가 될 줄은 ….”(박종화 <임진왜란>) 예시한 ‘까닭’과 ‘때문’은 쓰임새에서도 아주 같다.

그러나 ‘까닭’은 이름씨고, ‘때문’은 매인이름씨(의존명사)다. 매인이름씨 ‘때문’은 이름씨 ‘까닭’처럼 아무데나 쓰지 못하고 이름씨·대이름씨·이름꼴 ‘~기’ 뒤에만 매어서 쓴다. ‘감기 때문에’는 이름씨 뒤, ‘너 때문에’는 대이름씨 뒤, ‘어둡기 때문에’는 이름꼴 ‘~기’ 뒤에 썼다. 이름씨·대이름씨·이름꼴 ‘~기’ 뒤에만 매어서 쓴다는 것은 ‘때문’이 본디 토씨였다는 뜻이다. 토씨가 뒤에다 토씨를 붙이며 이름씨 노릇까지 해서 매인이름씨가 되었는데, 육이오 즈음부터는 아예 이름씨 노릇을 하려고 나섰다. 일테면 앞에 보인 ‘갈린 때문으로’는 ‘ㄴ’ 뒤, ‘먹은 때문에’는 ‘~은’ 뒤, ‘아는 때문에’는 ‘~는’ 뒤, ‘가던 때문에’는 ‘~던’ 뒤에 썼다. 이처럼 ‘ㄴ’, ‘~은’, ‘~는’, ‘~던’ 같은 매김꼴 뒤에 쓰면 매어서 쓴 것이 아니라 아예 이름씨로 쓴 것이다. 하지만 ‘때문’을 매김꼴 뒤에 이름씨로 써보면 아직도 어설프고, 이름씨·대이름씨·이름꼴 ‘~기’ 뒤에 매인이름씨로 써야 제격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29511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6393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1127
    read more
  4. 마니산과 머리

    Date2008.01.28 By바람의종 Views8465
    Read More
  5. 색깔이름

    Date2008.01.29 By바람의종 Views21514
    Read More
  6. 비갈망

    Date2008.01.29 By바람의종 Views8263
    Read More
  7. 날래다와 빠르다

    Date2008.01.29 By바람의종 Views7150
    Read More
  8. 개불알꽃

    Date2008.01.30 By바람의종 Views8982
    Read More
  9. 한뫼-노고산

    Date2008.01.30 By바람의종 Views9981
    Read More
  10. 중앙아시아 언어들

    Date2008.01.30 By바람의종 Views9081
    Read More
  11. 아시저녁·아시잠

    Date2008.01.31 By바람의종 Views7313
    Read More
  12. 까닭과 때문

    Date2008.01.31 By바람의종 Views6761
    Read More
  13. 으악새

    Date2008.01.31 By바람의종 Views9655
    Read More
  14. 별내와 비달홀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8597
    Read More
  15. 아랍말과 히브리말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7232
    Read More
  16. 무릎노리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8542
    Read More
  17. 올림과 드림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7304
    Read More
  18. ‘돌미’와 ‘살미’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7828
    Read More
  19. 아프리카의 언어들

    Date2008.02.02 By바람의종 Views8707
    Read More
  20. 괴다와 사랑하다

    Date2008.02.02 By바람의종 Views9544
    Read More
  21. 뚱딴지

    Date2008.02.02 By바람의종 Views7925
    Read More
  22. 물과 땅이름

    Date2008.02.03 By바람의종 Views7805
    Read More
  23. 라틴말의 후예

    Date2008.02.03 By바람의종 Views6756
    Read More
  24. 가닥덕대

    Date2008.02.03 By바람의종 Views7155
    Read More
  25. 마개와 뚜껑

    Date2008.02.04 By바람의종 Views801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