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8 06:32

압록강과 마자수

조회 수 6571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압록강과 마자수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압록강을 건너 연경(북경)을 거쳐 황제의 행궁이 있었던 열하까지 여행한 기행문이다. 이 책에서 압록강은 ‘마자수’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그 근원이 말갈의 백산(백두산)으로부터 출발하며, 물빛이 오리의 머리빛깔과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압록강은 분명 물빛에서 나온 이름이다. 그런데 압록강을 왜 ‘마자수’(馬紫水)라 불렀던 것일까?

흥미로운 사실은 ‘마자’가 용(龍)을 뜻하는 토박이말 ‘미르’와 관련이 있다는 황윤석의 해석이다. 황윤석은 영조 때의 실학자로〈이제속고〉라는 문집으로 유명하다. 이 책의 잡저에는 ‘화음방언자의해’라는 글이 실려 있다. 말 그대로 중국의 한자음이 우리말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설명하는 글이다. 여기서 곧 ‘마자’와 ‘미르’는 같은 소리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압록강을 ‘마자수’ 또는 ‘용만’(龍灣)이라 불렀고, 또 압록강 가까이 있는 ‘의주’를 ‘용만’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땅이름 가운데 미르 ‘용’자가 들어간 곳도 비교적 많다. 유래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연변에는 ‘용정’(龍井)이 있고, 서울에서 ‘용산’이 있다. 서울의 용산은 백제 기루왕 때 한강에서 두 마리 용이 나타났던 까닭으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처럼 땅이름은 어원보다는 설화 속에서 전승되는 경우가 많지만, ‘마자수’에 ‘미르’가 남아 있듯이 풍요로운 우리말의 창고 구실을 한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28792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5672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0393
    read more
  4. 울과 담

    Date2008.01.12 By바람의종 Views7314
    Read More
  5. 고양이

    Date2008.01.12 By바람의종 Views7634
    Read More
  6. 서울

    Date2008.01.12 By바람의종 Views6167
    Read More
  7. 말높이기

    Date2008.01.13 By바람의종 Views6045
    Read More
  8. 맞부닥치다

    Date2008.01.13 By바람의종 Views7164
    Read More
  9. 가와 끝

    Date2008.01.13 By바람의종 Views6448
    Read More
  10. 열쇠

    Date2008.01.14 By바람의종 Views7624
    Read More
  11. 예천과 물맛

    Date2008.01.14 By바람의종 Views8391
    Read More
  12. 과거시제

    Date2008.01.14 By바람의종 Views7856
    Read More
  13. 쓸어올리다

    Date2008.01.15 By바람의종 Views8456
    Read More
  14. 그치다와 마치다

    Date2008.01.15 By바람의종 Views7121
    Read More
  15. 쇠뜨기

    Date2008.01.15 By바람의종 Views6888
    Read More
  16. 여우골과 어린이말

    Date2008.01.16 By바람의종 Views6416
    Read More
  17. 미래시제

    Date2008.01.16 By바람의종 Views7337
    Read More
  18. 물혹

    Date2008.01.16 By바람의종 Views5482
    Read More
  19. 굴레와 멍에

    Date2008.01.17 By바람의종 Views7339
    Read More
  20. 나무노래

    Date2008.01.17 By바람의종 Views7324
    Read More
  21. 압록강과 마자수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6571
    Read More
  22. 성별 문법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6592
    Read More
  23. 윽박

    Date2008.01.18 By바람의종 Views9923
    Read More
  24. 말과 글

    Date2008.01.19 By바람의종 Views3847
    Read More
  25. 며느리밥풀

    Date2008.01.19 By바람의종 Views568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