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7 09:26

굴레와 멍에

조회 수 738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굴레와 멍에

자유는 사람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바람이다. 그러나 온전하고 참된 자유는 하느님 홀로 누릴 수 있을 뿐이다. 사람은 몸과 마음에 얽힌 굴레와 멍에 탓에 자유를 누리기가 몹시 어렵다. 가끔 굴레를 벗고 멍에를 풀었을 적에 잠깐씩 맛이나 보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굴레’는 소나 말의 머리에 씌워 목에다 매어놓는 얼개다. 소는 자라면 코뚜레를 꿴다. 고삐를 코뚜레에 매어 굴레 밑으로 넣은 다음 목뒤로 빼내어 뒤에서 사람이 잡고 부린다. 굴레가 고삐를 단단히 붙들어서 소가 부리는 사람의 뜻에 따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말은, 귀 아래로 내려와 콧등까지 이른 굴레의 양쪽 끝에 고삐를 매어서 굴레 밑으로 넣고 목뒤로 빼내어 뒤에서 사람이 잡고 부린다. 굴레가 고삐를 맬 수 있게 하고 움직이지 않게 하여 말이 부리는 사람의 뜻을 거스를 수 없도록 한다. ‘멍에’는 소나 말에게 수레나 쟁기 같은 도구를 끌게 하려고 목에다 메우는 ㅅ꼴의 막대다. 멍에 양쪽 끝에 멍에 줄을 매어서 소나 말의 목에다 단단히 묶어놓고, 수레나 쟁기 같은 도구 양쪽에 매인 줄을 다시 멍에 양쪽에다 매면 소나 말은 이제 도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직 사람이 부리는 대로 도구를 끌고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

소든 말이든 굴레는 씌우고 벗겨야 하고, 멍에는 지우고 풀어야 한다. 멍에는 일을 할 적에만 메었다가 일이 끝나면 풀어서 벗어날 수 있지만, 굴레는 한 번 쓰고 나면 죽을 때까지 자나 깨나 쓰고 있어서 더욱 괴로운 것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69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849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3209
3322 울과 담 바람의종 2008.01.12 7338
3321 고양이 바람의종 2008.01.12 7668
3320 서울 바람의종 2008.01.12 6196
3319 말높이기 바람의종 2008.01.13 6066
3318 맞부닥치다 바람의종 2008.01.13 7181
3317 가와 끝 바람의종 2008.01.13 6482
3316 열쇠 바람의종 2008.01.14 7650
3315 예천과 물맛 바람의종 2008.01.14 8415
3314 과거시제 바람의종 2008.01.14 7878
3313 쓸어올리다 바람의종 2008.01.15 8490
3312 그치다와 마치다 바람의종 2008.01.15 7149
3311 쇠뜨기 바람의종 2008.01.15 6935
3310 여우골과 어린이말 바람의종 2008.01.16 6446
3309 미래시제 바람의종 2008.01.16 7372
3308 물혹 바람의종 2008.01.16 5509
» 굴레와 멍에 바람의종 2008.01.17 7383
3306 나무노래 바람의종 2008.01.17 7388
3305 압록강과 마자수 바람의종 2008.01.18 6614
3304 성별 문법 바람의종 2008.01.18 6623
3303 윽박 바람의종 2008.01.18 9967
3302 말과 글 바람의종 2008.01.19 3883
3301 며느리밥풀 바람의종 2008.01.19 571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