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3 11:45

광대수염

조회 수 8351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광대수염

탈놀이·줄타기·땅재주·판소리 등 연예를 하는 예능인을 통틀어 이르던 우리말에 ‘광대’가 있다. 요즘은 재주가 많은 연예인들이 대접받는 시대지만, 직업에서 귀천의식이 드셌던 옛날에 광대는 천한 존재로 여겼다.

동식물에 광대라는 말이 붙으면서도 이런 의식이 작용해서 그 실체도 대체로 울긋불긋하거나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인다. 동물에는 ‘광대노린재/ 광대박쥐/ 광대파리/ 광대하늘소 …’들이 있고, 식물이름에서는 ‘광대나물/ 광대싸리/ 광대버섯 …’들이 있다.

‘광대수염’은 꽃잎의 알록달록한 점이 광대를, 꽃받침의 가장자리에 뾰족한 가시가 수염을 연상시켜서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점도 아름답거나 우아하지 않고, 수염이라고 떠올린 부분도 삐죽삐죽하여 점잖은 모습이 아니다. 북녘말로는 ‘꽃수염풀’이다. 사람 모습이나 신분에서 따온 풀꽃이름으로는 이 밖에도 ‘양반풀/ 각시꽃/ 기생초/ 할미꽃/ 처녀치마/ 선녀고사리/ 미치광이풀/ 바보여뀌 …’들이 있다.

우리는 어린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영국 방송 〈비비시〉(BBC)가 만든 ‘식물의 사생활’을 보면, 광대수염은 가시에 침과 독물이 있는 유럽쐐기풀과 비슷한데, 동물들은 먹지 않는다고 하니 그 생존본능도 신기하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광대의 삶을 새롭게 보고, 진심으로 예인으로 인정하는 시각을 갖게 되었다. 얼룩덜룩하고 우스우면서도 가끔씩 슬프기도 한 삶에서 누군들 광대 아닌 사람이 있으랴!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광대수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061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741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2141
3256 노루귀 바람의종 2008.02.04 6402
3255 게르만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05 8308
3254 돌서덕 바람의종 2008.02.05 9324
3253 이랑과 고랑 바람의종 2008.02.05 7148
3252 부처손 바람의종 2008.02.10 8524
3251 ‘모라’와 마을 바람의종 2008.02.10 7586
3250 우랄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10 8634
3249 노박비 바람의종 2008.02.11 8142
3248 돕다와 거들다 바람의종 2008.02.11 6300
3247 패랭이꽃 바람의종 2008.02.11 8636
3246 백두산 바람의종 2008.02.12 7943
3245 바스크말 바람의종 2008.02.12 6608
3244 물어름 바람의종 2008.02.12 8175
3243 춥다와 덥다 바람의종 2008.02.13 9901
» 광대수염 바람의종 2008.02.13 8351
3241 두만강과 여진어 바람의종 2008.02.14 8358
3240 극동 언어들 바람의종 2008.02.14 7832
3239 귀지하다 바람의종 2008.02.15 9606
3238 서낭 바람의종 2008.02.15 6926
3237 씀바귀 바람의종 2008.02.15 7599
3236 남산 신성비 바람의종 2008.02.16 8884
3235 퉁구스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16 1028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