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1 15:17

밑과 아래

조회 수 7278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밑과 아래

“요즘처럼 ‘위’에 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다는 속담이 절실한 때가 없었다.”
“문갑 ‘위’에만 대충 찾지 말고 ‘밑’에까지 샅샅이 잘 찾아봐.”

보다시피 ‘아래’도 ‘위’와 짝하여 맞서고, ‘밑’도 ‘위’와 짝하여 맞선다. 그래서 ‘밑’과 ‘아래’가 서로 어떻게 다른 낱말인지도 그만큼 가늠하기 어렵고, ‘위’는 ‘밑’과 맞서는 뜻도 지니고 ‘아래’와 맞서는 뜻도 지녀서 뜻넓이가 갑절로 넓은 줄도 알겠다.

‘밑’은 부피가 있는 무엇이 놓이는 자리에 닿는 데를 뜻한다. “저 녀석은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하며 아이를 놀릴 적의 ‘다리 밑’도 물을 건너는 다리 밑이 아니라 그 애 어머니의 다리 밑을 말하므로 앉으면 바로 몸이 놓이는 자리에 닿는다. 우리 옷은 바짓가랑이가 갈라지는 곳에 ‘긴밑’과 ‘고깔밑’을 대는데 그런 밑도 입고 앉으면 엉덩이가 놓이는 자리에 닿는다. 이처럼 ‘밑’은 ‘위’라는 맞선 말이 없이도 홀로 잘 쓰일 수 있다.

‘아래’는 부피가 있는 것이거나 아니거나를 가리지 않고, 어떤 잣대로 마음에 가로 금을 그어놓고 금에서 낮은 쪽(방향)을 뜻한다. 그리고 그 금에서 높은 쪽은 물론 ‘위’다. 그러니까 ‘아래’와 ‘위’는 반드시 서로 짝하여 쓰이면서 마음에 그어놓은 금을 잣대로 서로 거꾸로 가는 쪽을 뜻한다. 이때 ‘위’는 높은 하늘 쪽을 차지하고 ‘아래’는 낮은 땅 쪽을 차지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73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854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3243
3212 빛깔말 바람의종 2008.02.28 6871
3211 동남아 언어 바람의종 2008.02.29 7316
3210 새라새롭다 바람의종 2008.02.29 9202
» 밑과 아래 바람의종 2008.03.01 7278
3208 괭이눈 바람의종 2008.03.01 6315
3207 한라산과 두무산 바람의종 2008.03.04 9168
3206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바람의종 2008.03.04 12150
3205 여우잠 바람의종 2008.03.04 9882
3204 메다와 지다 바람의종 2008.03.06 7037
3203 깽깽이풀 바람의종 2008.03.06 7156
3202 도내와 섬안 바람의종 2008.03.07 6161
3201 우리말의 짜임새와 뿌리 바람의종 2008.03.07 9397
3200 넋살탕 바람의종 2008.03.07 8932
3199 사위질빵 바람의종 2008.03.10 5458
3198 그닥 바람의종 2008.03.11 6768
3197 은방울꽃 바람의종 2008.03.12 6921
3196 한터와 자갈치 바람의종 2008.03.12 8822
3195 결속 바람의종 2008.03.13 7399
3194 수진이 고개 바람의종 2008.03.13 9566
3193 얼음보숭이·에스키모 바람의종 2008.03.14 8878
3192 파리지옥풀 바람의종 2008.03.15 8678
3191 전농동과 설렁탕 바람의종 2008.03.15 859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