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1 15:17

밑과 아래

조회 수 7310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밑과 아래

“요즘처럼 ‘위’에 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다는 속담이 절실한 때가 없었다.”
“문갑 ‘위’에만 대충 찾지 말고 ‘밑’에까지 샅샅이 잘 찾아봐.”

보다시피 ‘아래’도 ‘위’와 짝하여 맞서고, ‘밑’도 ‘위’와 짝하여 맞선다. 그래서 ‘밑’과 ‘아래’가 서로 어떻게 다른 낱말인지도 그만큼 가늠하기 어렵고, ‘위’는 ‘밑’과 맞서는 뜻도 지니고 ‘아래’와 맞서는 뜻도 지녀서 뜻넓이가 갑절로 넓은 줄도 알겠다.

‘밑’은 부피가 있는 무엇이 놓이는 자리에 닿는 데를 뜻한다. “저 녀석은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하며 아이를 놀릴 적의 ‘다리 밑’도 물을 건너는 다리 밑이 아니라 그 애 어머니의 다리 밑을 말하므로 앉으면 바로 몸이 놓이는 자리에 닿는다. 우리 옷은 바짓가랑이가 갈라지는 곳에 ‘긴밑’과 ‘고깔밑’을 대는데 그런 밑도 입고 앉으면 엉덩이가 놓이는 자리에 닿는다. 이처럼 ‘밑’은 ‘위’라는 맞선 말이 없이도 홀로 잘 쓰일 수 있다.

‘아래’는 부피가 있는 것이거나 아니거나를 가리지 않고, 어떤 잣대로 마음에 가로 금을 그어놓고 금에서 낮은 쪽(방향)을 뜻한다. 그리고 그 금에서 높은 쪽은 물론 ‘위’다. 그러니까 ‘아래’와 ‘위’는 반드시 서로 짝하여 쓰이면서 마음에 그어놓은 금을 잣대로 서로 거꾸로 가는 쪽을 뜻한다. 이때 ‘위’는 높은 하늘 쪽을 차지하고 ‘아래’는 낮은 땅 쪽을 차지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72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221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7101
2002 미소를 띠다 / 미소를 띄우다 바람의종 2009.05.29 14136
2001 미스킴라일락 바람의종 2008.08.28 7688
2000 미어지다 風磬 2006.11.26 8193
1999 미이라, 링겔 바람의종 2008.12.12 9123
1998 미인계 바람의종 2007.07.06 6994
1997 미주알고주알 風磬 2006.11.26 7394
1996 미주알고주알 밑두리콧두리 바람의종 2010.01.22 9470
1995 미치광이풀 바람의종 2008.07.04 5745
1994 미혼남·미혼녀 바람의종 2007.11.02 9662
1993 민들레 홀씨 바람의종 2009.07.16 7053
1992 민원 바람의종 2009.07.18 6111
1991 민초, 백성, 서민 바람의종 2009.09.22 11521
1990 믿그리 바람의종 2009.06.11 6269
1989 믿음 바람의종 2009.09.18 7754
1988 믿음직하다, 믿음 직하다 바람의종 2010.05.11 10235
1987 밀랍인형 바람의종 2007.11.04 10765
1986 밀월 바람의종 2007.07.06 8763
» 밑과 아래 바람의종 2008.03.01 7310
1984 바가지를 긁다 바람의종 2008.01.08 8669
1983 바꼈다 바람의종 2008.09.03 7509
1982 바꾸다, 고치다 바람의종 2010.04.10 7407
1981 바늘방석 風磬 2006.11.26 743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