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1.06 23:27

'연륙교'의 발음은?

조회 수 10631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연륙교'의 발음은?

마라톤 중계방송을 할 때 가끔 인용하는 격언이 있다. “물고기는 헤엄치고, 새는 날고, 인간은 달린다.” ‘인간 기관차’로 널리 알려진 체코의 장거리 육상 선수 에밀 자토페크가 남긴 말이다. 사냥과 유목으로 살았던 민족의 본성을 드러낸 표현이다. 농업이 바탕이었던 겨레에게는 달리기보다 걷기가 더 어울린다. ‘올레길’, ‘둘레길’처럼 걷기 좋은 길을 찾는 이가 늘어나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도로 상황도 바뀌고 있다. 길 건널 때면 오르내려야 했던 육교가 사라지고 횡단보도가 생기고 있으니까.

다리는 원래 물을 건너기 위해 생긴 것이다. 개천을 건너고 큰 강을 가로질러 세우는 다리와 달리 ‘번잡한 도로나 철로 위를 사람들이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도록 공중으로 건너질러 놓은 다리’(표준국어대사전)는 ‘땅 위의 다리’인 육교(陸橋)라 한다. 섬과 뭍을 잇는 다리는 ‘연륙교’이다. 엊그제 <한겨레>를 비롯한 여러 매체가 “인천시가 영종도 제3연륙교를 상반기에 착공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관련 방송 뉴스를 검색해보니 ‘연륙교’의 발음이 한 꼭지 안에서도 서로 달랐다. “제3연륙교[열륙꾜] 건설 타당성에 대한 용역 조사 결과…”(ㅅ방송 기자), “제3연륙교[연뉵꾜] 건설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ㅅ방송 앵커), “제3연륙교[열륙꾜] 건설은…”(ㅁ케이블 뉴스 앵커·기자), “제3연륙교[연뉵꾜]는 영종하늘도시와 청라지구를 연결하는…’(ㅁ케이블 뉴스 출연 공무원).

연륙교는 ‘강이나 바다, 호수, 섬 따위가 육지와 잇닿음. 또는 그 사이를 메워서 이음’의 뜻인 ‘연륙’(連陸)에 ‘다리 교’(橋)가 붙어서 생긴 말이다. ‘ㄴ’은 ‘ㄹ’의 앞이나 뒤에서 [ㄹ]로 발음한다는 표준발음법 5장 20항에 따라 ‘연륙’은 [열륙]이고 ‘연륙교’는 [열륙꾜]가 된다. [연뉵꾜]는 ‘연-륙교’라 겉짐작해 생기는 잘못이다. ‘육교를 잇는(連)’ 다리는 없다. 글을 말소리로 옮길 때 제 뜻 바로 헤아리면 발음은 저절로 바로잡히기 마련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084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772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2379
3388 '매우''아주''몹시' 바람의종 2008.05.01 7659
3387 '명문'이라는 이름 / 가족의 의미 風文 2020.07.16 2273
3386 '미망인'이란 말 風文 2021.09.10 624
3385 '바치다'와 '받치다' file 風文 2023.01.04 824
3384 '밖에'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7.16 10853
3383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737
3382 '받다'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18 25306
3381 '붓'의 어원 風文 2023.08.18 1015
3380 '사과'의 참뜻 / 사람의 짓 風文 2020.07.14 1858
3379 '상(上)'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2.06.13 10093
3378 '숫'을 쓰는 동물 바람의종 2012.09.25 9917
3377 '식해(食)'와 '식혜(食醯)' 바람의종 2009.02.22 7431
3376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바람의종 2008.04.22 9707
3375 '여부' 의 사용을 줄이자(上) 바람의종 2008.06.21 6737
3374 '여부' 의 사용을 줄이자(下) 바람의종 2008.06.23 5864
3373 '여부' 의 사용을 줄이자(中) 바람의종 2008.06.22 5364
» '연륙교'의 발음은? 바람의종 2012.01.06 10631
3371 '우레'가 운다 바람의종 2008.05.25 7729
3370 '이' '히' 거참 헷갈리네 바람의종 2008.07.03 6937
3369 '이/가' '을/를' 바람의종 2009.03.27 5453
3368 '자처'와 '자청' 바람의종 2011.05.01 9012
3367 '작'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10.01 1045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