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9214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괴나리봇짐


'지리산의 봄은 산수유로 열린다. 만복대(萬福臺·1,433m)는 미처 겨울을 벗지 못했는데, 산 아래 상위 마을(전남 구례군)은 노란 꽃잎으로 봄을 재촉한다. 나그네의 봇짐이 가볍지만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발걸음은 행운유수(行雲流水). 구름에 달 가듯이 섬진강 따라 경남 하동에 닿는다. 이때쯤이면 춘삼월(음력 3월), 십리 길에 벚꽃이 한창이다. 쌍계사에 배례하고 삼신봉(三神峰·1,284m)에 올라 숨을 고른다. 주봉인 천왕봉(天王峰·1,915m)을 오른편에 두고 남부능선을 따르다 음양샘에서 목을 축인다. 이제 주능선까지는 한 시간 길. 해발 1천5백m가 넘는 고지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너른 잔돌밭(細石平田)에 붉은 향연이 펼쳐진다. 5월의 철쭉이다. 구름장 걷히자 봄볕이 따습다. 개나리봇짐 베고 꿈에 든다. 새털같이 허구한 날 어찌 그리 무심했을꼬. 봄비에 지는 개나리를 보았습니다. 봇짐 멘 나그네도 보였습니다. 흰 베 보자기에 짚신 얹고 먼 길을 떠나나 봅니다. 보따리엔 아빠를 그리며 개발새발 써 놓은 아이들의 안부 편지라도 들었을까요. 헤아리기 힘든 많은 날 남편을 기다리며 살아야 하는 아내의 마음은 어디에 담았을까요. 나그네의 발걸음은 허허로운데 봄 길은 멀기만 합니다.'

바루기=㉠개나리봇짐→괴나리봇짐 ㉡새털→쇠털(새털도 헤아리기 어렵지만 여기서는 소의 터럭을 의미) ㉢개발새발·개발쇠발→괴발개발(고양이 발과 개 발이라는 뜻으로, 글씨를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을 이르는 말)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0016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6770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1591
    read more
  4. 뒤처리 / 뒷처리

    Date2008.06.07 By바람의종 Views20286
    Read More
  5. 끊을래야/끊으려야, 뗄래야/떼려야, 먹을래야/먹으려야

    Date2008.06.05 By바람의종 Views9936
    Read More
  6. 금슬/금실, 사주단주/사주단자

    Date2008.06.04 By바람의종 Views10262
    Read More
  7. 안갚음 / 앙갚음

    Date2008.06.03 By바람의종 Views7361
    Read More
  8. 돌나물

    Date2008.06.02 By바람의종 Views7393
    Read More
  9. 임산부/임신부, 홑몸/홀몸

    Date2008.05.31 By바람의종 Views9653
    Read More
  10. 자장면 곱빼기

    Date2008.05.29 By바람의종 Views7867
    Read More
  11. 잊혀진(?) 계절

    Date2008.05.27 By바람의종 Views7577
    Read More
  12. '우레'가 운다

    Date2008.05.25 By바람의종 Views7716
    Read More
  13. 들르다/들리다, 거스르다/거슬리다, 구스르다/구슬리다

    Date2008.05.24 By바람의종 Views12372
    Read More
  14. 괴나리봇짐, 쇠털, 괴발개발

    Date2008.05.23 By바람의종 Views9214
    Read More
  15. 늘이다 / 늘리다

    Date2008.05.22 By바람의종 Views7892
    Read More
  16. "~대" 와 "~데"

    Date2008.05.13 By바람의종 Views9741
    Read More
  17. 해라體와 하라體

    Date2008.05.12 By바람의종 Views6620
    Read More
  18. 세금과 요금

    Date2008.05.11 By바람의종 Views5427
    Read More
  19. 겹말을 피하자(下)

    Date2008.05.10 By바람의종 Views6133
    Read More
  20. 겹말을 피하자(中)

    Date2008.05.08 By바람의종 Views5215
    Read More
  21. 겹말을 피하자(上)

    Date2008.05.06 By바람의종 Views6093
    Read More
  22. "-읍니다""-습니다"

    Date2008.05.03 By바람의종 Views8241
    Read More
  23. '매우''아주''몹시'

    Date2008.05.01 By바람의종 Views7655
    Read More
  24. 아이들밖에 없다 (밖에)

    Date2008.04.30 By바람의종 Views6179
    Read More
  25. 올인

    Date2008.04.29 By바람의종 Views739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