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장
매일 점심을 사 먹어야 하는 직장인들은 식사 시간이 되면 어디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이다. 조금 늦으면 식당 앞에서 줄 서기 일쑤고, 종업원들에게서 제대로 대접받기도 어렵다.
즐겨 먹는 음식 중에 '육개장'이 있는데 메뉴판엔 '육계장'이라 적혀 있는 곳이 많다. '육개장'을 알기 위해선 '개장'부터 따져 봐야 한다. '개장'은 개고기를 고아 끓인 국인 '개장국'의 준말이다. 예부터 삼복 때 몸을 보하기 위해 이 '개장'을 즐겼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남아 있는 습속이다. '사철탕'이라고도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요즘은 일년 내내 먹는다고 봐야 한다. 토란·깻잎·대파 등 갖은 양념을 넣어 얼큰하게 끓이는데, 이런 요리 방식으로 쇠고기를 넣어 끓인 것이 '육개장'이다. '개장'에 쇠고기를 뜻하는 '육(肉)'이 붙어 '육개장'이란 단어가 생겨난 것이다.
주로 사대부 집안에서 '개장' 대신 '육개장'을 끓여 먹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 요리 방식으로 쇠고기가 아닌 닭고기를 넣어 끓이는 경우다. 이때도 '개장'이란 어원을 살려 '닭개장'이라고 해야 한다. 닭을 뜻하는 '계(鷄)'자를 넣어 '육계장'이라고 쓰는 것은 '개장'이 어원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계장'은 없다.
오늘 점심은 무엇으로 할까. 개장·육개장·닭개장, 어떤 것이 좋을까.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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