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9 14:09
살짝궁, 살짜궁 / 살짝이, 살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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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궁, 살짜궁 / 살짝이, 살짜기
-영호와 수희는 단둘이 {살짝궁/살짜꿍} 데이트를 했다.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연구원 편찬)에 따르면 위 문장에서 '살짝궁'은 옳고 '살짜꿍'은 그르다. 그러나 이러한 처리는 뭔가 석연찮은 데가 있다.
'살짝궁'은 '살짝'과 '궁'으로 분석될 수 있다. '살짝'은 부사이고 '-궁'은 접사이다. 문제는 부사 뒤에 접사가 결합했을 때 부사의 원형을 밝혀 적는가이다. 한글 맞춤법 제25항에 따르면 부사에 접사 '-이'가 붙어 역시 부사가 되는 경우에 원형을 밝혀 적는다고 되어 있다. '곰곰이, 더욱이, 일찍이'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 이외의 접사와 결합할 때에는 어떠한가? 아쉽게도 맞춤법에 그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없다. 그런데 사전에서 부사가 '-이' 이외의 접사와 결합하는 예를 찾아보면 대부분 원형을 밝혀 적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다. 가령, 일찌감치(일찍+-암치), 갸우뚱(갸웃+-둥), 짝짜꿍(짝짝+-궁) 등은 원형을 밝혀 적지 않고 있다. 따라서 표기 원칙의 일관성을 위해 '살짝+-궁' 역시 '살짝궁'이 아닌 '살짜꿍'으로 적어야 합리적이다. 참고로 한마디 부언한다면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는 '살짝이 옵서예'가 맞는다. '살짝이'는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 누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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