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47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 부인’이 돼 달라고?

‘혼인하여 남자의 짝이 되는 여자’, 즉 ‘아내’를 이르는 말에는 ‘안사람, 집사람, 처, 마누라, 부인’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가리키는 대상은 같지만 쓰임새가 조금씩 다르다.

‘아내’는 특별히 낮추거나 높이는 뜻이 없어 가장 편하게 쓸 수 있는 말이다. ‘처’는 20여년 전만 해도 흔히 쓰는 말이었지만 오늘날 젊은이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팔순이 넘은 어느 노교수님 말씀에 따르면 이미 1960년대에도 ‘처’는 ‘머리를 쪽 찌고 치마저고리 입은’ 구식 아내를 연상케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자신의 아내를 ‘제 처’라고 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점잖고 예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안사람, 집사람’은 아내를 남 앞에서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지만 아내의 역할이나 활동 공간을 집안에만 한정하는 듯하여 마땅찮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누라’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적어도 중년 이상의 아내에게만 쓸 수 있는 말이다. 이 말에는 상대를 약간 낮잡는 느낌이 있다.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자기 아내를 허물없이 가리킬 때 ‘마누라’를 흔히 쓴다. 이 말은 어떤 상황에서 쓰느냐에 따라 정답게 들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내를 함부로 대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가려 쓰는 게 좋겠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나이든 아내를 함부로 대했다간 노후가 편치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말이므로 자기 아내에 대해서는 쓰지 않는다. 우리말에서는 나와 가까운 사람을 남 앞에서 높이지 않는 것이 올바른 언어 예절이다. 아내를 존중해 주는 것은 좋지만 ‘우리 부인’ ‘내 부인’ 등으로 쓰는 것은 잘못이다. ‘청혼가’라는 가요의 노랫말에 ‘네가 나의 부인이 돼줬으면 해’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때 ‘나의 부인’도 ‘나의 아내’로 해야 맞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28570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5436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0192
    read more
  4. 흰 백일홍?

    Date2023.11.27 By風文 Views781
    Read More
  5. '마징가 Z'와 'DMZ'

    Date2023.11.25 By風文 Views668
    Read More
  6. 반동과 리액션

    Date2023.11.25 By風文 Views634
    Read More
  7. ‘개덥다’고?

    Date2023.11.24 By風文 Views728
    Read More
  8. 내색

    Date2023.11.24 By風文 Views520
    Read More
  9. '밖에'의 띄어쓰기

    Date2023.11.22 By風文 Views653
    Read More
  10. 몰래 요동치는 말

    Date2023.11.22 By風文 Views595
    Read More
  11. 군색한, 궁색한

    Date2023.11.21 By風文 Views604
    Read More
  12. 주현씨가 말했다

    Date2023.11.21 By風文 Views773
    Read More
  13. ‘가오’와 ‘간지’

    Date2023.11.20 By風文 Views698
    Read More
  14. 까치발

    Date2023.11.20 By風文 Views775
    Read More
  15. 쓰봉

    Date2023.11.16 By風文 Views600
    Read More
  16. 부사, 문득

    Date2023.11.16 By風文 Views518
    Read More
  17. 저리다 / 절이다

    Date2023.11.15 By風文 Views750
    Read More
  18. 붓다 / 붇다

    Date2023.11.15 By風文 Views795
    Read More
  19. 후텁지근한

    Date2023.11.15 By風文 Views606
    Read More
  20. 조의금 봉투

    Date2023.11.15 By風文 Views619
    Read More
  21. 본정통(本町通)

    Date2023.11.14 By風文 Views706
    Read More
  22.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Date2023.11.14 By風文 Views826
    Read More
  23. 귀 잡수시다?

    Date2023.11.11 By風文 Views815
    Read More
  24. 피동형을 즐기라

    Date2023.11.11 By風文 Views550
    Read More
  25.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Date2023.11.10 By風文 Views81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