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0 09:25

‘모라’와 마을

조회 수 7671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모라’와 마을


1988년 4월 중순에 발견된 울진군 봉평리의 비문은 한자를 빌려서 우리말을 적은(차자 표기) 사례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큰 흥분을 가져다준 비문이다. 이 빗글에 대해서는 남풍현 교수가 비교적 자세히 연구를 한 적이 있는데, 땅이름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자료가 담겨 있다. 왜냐하면 비를 세운 사람으로 ‘거벌모라’의 ‘이지파 하간지’와 ‘신일지 일척’이라는 기록이 나오기 때문이다.

‘모라’는 마을의 어원에 해당한다. <양서> 신라전에 “신라인들은 성을 건모라라고 한다”라는 기록이나, <삼국사기>의 ‘모루성’(충남 서천이나 예산으로 추정)에 들어 있는 ‘모라’와 ‘모루’는 모두 큰 마을인 성을 뜻한다.

그런데 ‘모라’를 ‘산’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왜냐하면 ‘모라’ 또한  ‘의 변이형인 ‘마루’, ‘머리’와 같은 계통의 낱말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양주동은 <고가연구>에서 ‘‘’가 ‘산’과 ‘머리’를 뜻하는 동음이의어였다고 한 바 있다. 이 견해를 따르면 ‘검은모루’는 ‘검은산’이란 뜻이 된다.

그러나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는 ‘돌모루’는 ‘산’보다는 ‘모퉁이’나 ‘벼랑’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땅이름은 대체로 한자말 ‘석우’(石隅)로 바뀐다. 이를 고려한다면, ‘‘’와 ‘모루’, ‘모라’는 별개의 낱말로 보인다. 이처럼 비문에서도 땅이름의 어원을 밝히는 말을 찾아낼 수 있음은 기쁜 일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5794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2274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7190
    read more
  4. 퉁구스 말겨레

    Date2008.02.16 By바람의종 Views10356
    Read More
  5. 남산 신성비

    Date2008.02.16 By바람의종 Views8939
    Read More
  6. 씀바귀

    Date2008.02.15 By바람의종 Views7643
    Read More
  7. 서낭

    Date2008.02.15 By바람의종 Views6961
    Read More
  8. 귀지하다

    Date2008.02.15 By바람의종 Views9664
    Read More
  9. 극동 언어들

    Date2008.02.14 By바람의종 Views7862
    Read More
  10. 두만강과 여진어

    Date2008.02.14 By바람의종 Views8397
    Read More
  11. 광대수염

    Date2008.02.13 By바람의종 Views8387
    Read More
  12. 춥다와 덥다

    Date2008.02.13 By바람의종 Views9955
    Read More
  13. 물어름

    Date2008.02.12 By바람의종 Views8224
    Read More
  14. 바스크말

    Date2008.02.12 By바람의종 Views6644
    Read More
  15. 백두산

    Date2008.02.12 By바람의종 Views8008
    Read More
  16. 패랭이꽃

    Date2008.02.11 By바람의종 Views8728
    Read More
  17. 돕다와 거들다

    Date2008.02.11 By바람의종 Views6359
    Read More
  18. 노박비

    Date2008.02.11 By바람의종 Views8186
    Read More
  19. 우랄 말겨레

    Date2008.02.10 By바람의종 Views8691
    Read More
  20. ‘모라’와 마을

    Date2008.02.10 By바람의종 Views7671
    Read More
  21. 부처손

    Date2008.02.10 By바람의종 Views8548
    Read More
  22. 이랑과 고랑

    Date2008.02.05 By바람의종 Views7197
    Read More
  23. 돌서덕

    Date2008.02.05 By바람의종 Views9386
    Read More
  24. 게르만 말겨레

    Date2008.02.05 By바람의종 Views8366
    Read More
  25. 노루귀

    Date2008.02.04 By바람의종 Views645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