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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벌써 절망합니까 - 정문술
 


   4.  선한 것이 경쟁력이다 - 도덕 경영

      중소기업 콤플렉스

  나는 중앙정보부에서 18년 동안 일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겪으면서 나는 그들이 진심으로 나를 좋아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1980년에 나는 강제해직을 당했다. 그 당시 나는 참으로 외로웠다. 각별하게 지내던 사람들과 술이라도 맘껏 퍼마시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나의 직위 앞에서 웃었을 뿐, 인간 정문술 앞에서 웃었던 것이 아님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강제해직 후 내가 겪어야 했던 것은 배신감만이 아니었다. 나의 공직생활은 나름대로 정직하고 성실했다. 그런 거짓웃음을 흘리는 것만큼 권력에 대한 증오를 품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나는 이후로도 숱한 고초를 겪어야 했다. 말 그대로 '도매금'이었다. 미래산업을 시작하면서 나는 결심했다. 정치나 권력의 냄새가 나는 곳을 향해서는 숨도 크게 쉬지 않겠노라고.

  권력 앞에서 거짓웃음을 팔고 속으로는 권력을 증오하는, 그런 사람들을 지금도 나는 주변에서 자주 본다.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끝도 없이 권력 주변을 배회하는 사람들, 그들이 욕하는 권력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이중적이고 기만적인 사람들. 기업가들 중에는 특히 그런 사람이 많다. '어쩔 수 없다'는 표현도 옳긴 옳다. 도장을 가진 사람들이 바라니까 해줄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 풍토에서 기업을 하자면 내심 증오가 생겨나지 않을 도리도 없다. 물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그 타성만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내가 보기 싫은 것은 바로 그 타성이다. 특히나 중소기업 사장들은 매우 바쁘다. 대기업에도 수시로 들락거려야 하고 관청에도 풍방구리처럼 들락거려야 한다. 언제나 중소기업은 풍전등화 신세이기 때문에 그렇다. 수십 년을 전전긍긍 버티다가도 힘 가지 사람들의 비위에 맞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져야 한다. 그래서 무슨 날만 되면 중소기업 사장들은 몸살이 난다. 인사 챙겨야 할 곳이 실수 없이 점검하는 것 자체가 일단 큰 일이다.

  중소기업 사장들 중에는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 많다. 나처럼 골프 못 치는 사람을 만나면 아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얼마 전엔가는 정말 웃지 못할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정 사장은 그렇게 골프를 못 치면서 어떻게 성공했어 그래." 악순환이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이 권력에 기대어 버티기 때문에 권력이 끊어지면 무너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다면 지금부터라도 바뀌어야 옳다. 기업은 기업행위로 승부 해야 한다. 유통업체는 물류혁신으로, 제조업체는 기술혁신으로 버텨야 한다. 어째서 자기가 가진 것은 도외시하고 남의 것에 기대어 버티려고 하는가. 중소기업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나 죽는소리다. 국가정책이 어떻고, 시장이 어떻고, 뭐가 어떻고, 뭐가 어떻고 마이다. 자기 회사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무슨 탓이 그리 많은가. 어째서 자기 호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민이 없는가. 그럴 때마다 나는 반대로 말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골프를 잘 치니 맨 날 사업이 그 모양이 아닌가.'사지 않고 못 뱃길 물건을 만들면 국내 시장이 망가져도 외국에서 사준다. 환경에 문제가 있다면 무시하자는 것이 내 경영철학이다. 아스팔트에도 민들레는 피어난다. 나라가 밀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는 기업이 과연 기업인가. 무슨 놈의 자본주의가 그런가.

기업에 잉여가 있으면 퍼다 주면서 뒤로 욕할 것이 아니라, 기업에 재투자하고 직원들에게 분배하라. 기업은 여러 사람의 살뜰한 꿈들이 모여 굴러가는 유기적 생명체인 것이다. 사장은 그 꿈들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 제발 이지, 중소기업 사장들이여, 정치하지 말고 경영하라. 기업의 목숨을 담보로 함부로 장난치지 말라.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무슨 탓이 그리 많은가. 어째서 자기 회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민이 없는가. 그럴 때마다 나는 반대로 말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골프를 잘 치나 맨 날 사업이 그 모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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