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라體와 하라體
학원 선생님인 독자께 e-메일을 받았습니다. 시험 문제를 낼 때 맞는 답을 '써라'라고 해야 하는지, '쓰라'라고 해야 하는지 늘 헷갈린다고요.
'(정답을) 고르라/골라라''(그림을) 그리라/그려라''(물음에) 답하라/답하여라''(알맞은 것끼리) 이으라/이어라' 등도 비슷한 고민거리네요.
얼굴을 맞대고 얘기할 때 상대에게 '먹으라, 마시라, 잡으라, 보라'라고 하나요? 아니지요. '먹어라, 마셔라, 잡아라, 봐라'라고 하지요. 상대를 아주 낮춰 부르는(명령하는) 이런 말투를 해라체(體)라고 합니다. 이처럼 일상 생활에서는 '동사 어간+어라/아라' 형태의 구어체 명령형을 쓰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렇다면 잠깐 왼쪽의 오늘의 운세를 봐 주실래요. '60년생 자신감을 키우라. 37년생 받을 것은 포기하지 말고 받으라. 61년생 건강에 신경 쓰라. 26년생 버릴수록 행복해진다. 마음을 비우라.' 여기에서 '키우라, 받으라, 쓰라, 비우라'는 '키워라, 받아라, 써라, 비워라'라고 하는 것보다 상대를 덜 낮춘 느낌이 듭니다. 이처럼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독자에게 책·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명령의 뜻을 나타낼 때 하는 말투를 하라체라고 합니다. '동사 어간+라/으라' 형태(문어체 명령형)로 쓰입니다.
시험 문제는 여러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글말(문어)입니다. 따라서 일관성 있게 '고르라, 그리라, 답하라, 쓰라, 이으라'로 써야 합니다.
김승욱 기자 kswji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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