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14 00:10

빌어, 빌려

조회 수 10985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빌어, 빌려

거의 모든 책 앞부분에는 그 책을 쓴 저자나 역자가 독자에게 드리는 글이 있다. 이 같은 글들의 맨 마지막에는 언제나 '이 자리를 빌어 ○○○에게 감사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런 경우 '빌어'는 '빌려'로 바로잡아야 한다. 전에는 '남의 물건을 돌려주기로 하고 갖다가 쓰다'의 뜻으로 '빌다'를, '어느 기한에 도로 찾기로 하고 물건을 남에게 내어 주다'의 뜻으로는 '빌리다'를 썼다. 그러나 1988년 표준어 규정에서는 이 두 단어의 의미를 구별하지 않고 '빌리다'만을 표준어로 삼았다. 즉 '차용(借用)하다' '가차(假借)하다' '대출(貸出)하다' '대여(貸與)하다' 등에서 '借(빌 차)'와 '貸(빌릴 대)'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빌리다'로 통일한 것이다.

대상물에 대한 행위를 더 명확하게 하려면 '借'의 뜻으로 '빌려 오다'를, '貸'의 뜻으론 '빌려 주다'를 쓰면 된다. '남의 도움을 입을 때'나 '남의 말과 문장을 인용할 때'에도 '빌리다'를 쓴다. '그는 술의 힘을 빌려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동안 회자됐던 표현을 빌리자면 작품이 살아야 비평이 산다'등의 경우다.

'빌다'는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바라며 기도할 때('망자들의 극락왕생을 빌기에도 평생이 모자랄 거예요'),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간곡히 청할 때('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선생님께 빌어라'), (남의 것을)거저 달라고 사정할 경우('너처럼 일하기 싫어하면 빌어먹기 딱 알맞다')에 쓰인다. 즉'祝'(빌 축)이나 '乞'(빌 걸)의 뜻으로는 '빌다'를 사용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286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965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4388
2046 굽신거리다 바람의종 2008.10.22 6731
2045 손톱깍이, 연필깍이 바람의종 2008.10.17 5613
2044 갯벌, 개펄 바람의종 2008.10.17 8283
2043 굴착기, 굴삭기, 레미콘 바람의종 2008.10.17 7895
2042 졸이다, 조리다 바람의종 2008.10.14 6779
» 빌어, 빌려 바람의종 2008.10.14 10985
2040 메다, 매다 바람의종 2008.10.14 7432
2039 즐겁다, 기쁘다 바람의종 2008.10.13 7719
2038 눈꼽, 눈쌀, 등살 바람의종 2008.10.13 9944
2037 자리 매김 바람의종 2008.10.13 7060
2036 벌이다, 벌리다 바람의종 2008.10.11 9149
2035 구설수 바람의종 2008.10.11 7064
2034 해거름, 고샅 바람의종 2008.10.11 7785
2033 삭이다, 삭히다 / 썩히다, 썩이다 / 박히다, 박이다 바람의종 2008.10.10 10507
2032 세리머니 바람의종 2008.10.07 7376
2031 용트림, 용틀임 바람의종 2008.10.04 8614
2030 동포, 교포 바람의종 2008.10.04 7858
2029 량, 양 (量) 바람의종 2008.10.04 9292
2028 물을 길러, 라면이 불기 전에 바람의종 2008.10.01 12891
2027 ~에, ~에게, ~한테, ~더러 바람의종 2008.10.01 7884
2026 가르치다, 가리키다 바람의종 2008.10.01 6657
2025 숫컷, 숫소? 바람의종 2008.09.30 483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