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2.23 14:56

추모, 추도

조회 수 112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 바루기] 추모, 추도

33개의 추모석. 버지니아공대에서 추도식이 열리던 날, 희생자 32명 옆에 범인 조승희의 자리도 마련됐다. 한국이 집단적 책임의식에 빠져 있는 동안 미국인들은 슬픔을 딛고 용서와 자성의 깃발을 내걸고 있었다. 이제 우리 사회도 소외된 외톨이를 돌아보는 진정한 책임감을 발휘해야 할 때다.

죽은 사람을 그리며 생각하는 것을 '추모(追慕)', 죽은 사람을 생각해 슬퍼하는 것을 '추도(追悼)'라고 한다. "버지니아공대에는 총격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이번 참사 사건으로 숨진 캐빈 그라나타 교수의 장례식에는 가족과 친지 등이 모여 고인을 추도했다"와 같이 사용한다. 두 낱말 모두 고인을 생각하는 것이지만 쓰이는 상황이 꼭 같진 않다. '추모'는 사람을 그리는 데, '추도'는 죽음을 슬퍼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상갓집에는 그를 추도하는 조문객으로 가득 찼다"처럼 지인들이 모여 장사를 지내는 장례식장 등에선 '추도하다'란 말이 어울린다.

그러나 "4.19혁명기념관에서 민주 열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충북 숭렬사에서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이상설 선생의 추모식이 열렸다"처럼 훌륭한 인물이나 업적을 되새기기 위해 세운 기념관 같은 데서 후세 사람들이 고인을 기리는 것은 '추모하다'로 표현하는 게 자연스럽다. 죽음을 슬퍼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면 '추도하다'를 써도 무방하지만 이러한 미묘한 의미 차이를 염두에 두고 사용하는 게 좋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86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865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3334
2838 구구히, 구구이 바람의종 2012.01.07 8717
2837 버스 대절해서 행선지로 바람의종 2012.01.07 11378
2836 너글너글하다, 느글느글하다 바람의종 2012.01.06 11398
2835 바람피다 걸리면? 바람의종 2011.12.30 11958
2834 가늠하다, 가름하다, 갈음하다 바람의종 2011.12.30 20112
2833 한계와 한도 바람의종 2011.12.30 8300
2832 거꾸로 가는 지자체 바람의종 2011.12.28 9428
2831 받치다, 받히다 바람의종 2011.12.28 10251
2830 진력나다, 진력내다 바람의종 2011.12.28 13313
2829 첫번째, 첫 번째 바람의종 2011.12.27 9534
2828 꺼려하다, 꺼리다 바람의종 2011.12.27 11515
2827 담합 = 짬짜미 / 짬짬이 바람의종 2011.12.27 9601
2826 하느라고, 하노라고 바람의종 2011.12.26 10828
2825 단추를 꿰매다 바람의종 2011.12.26 8844
» 추모, 추도 바람의종 2011.12.23 11251
2823 윤중로 바람의종 2011.12.23 10006
2822 푸른색, 파란색 바람의종 2011.12.23 10403
2821 지지배, 기지배, 기집애, 계집애, 임마, 인마 바람의종 2011.12.22 21027
2820 건넛방, 건넌방 바람의종 2011.12.22 10699
2819 버벅거리다 바람의종 2011.12.14 10774
2818 과중, 가중 바람의종 2011.12.14 10428
2817 수 표현 바람의종 2011.12.14 993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