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2 09:22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조회 수 15664 추천 수 1 댓글 0
[우리말바루기]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뻐꾸기는 참 파렴치한 새다. 다른 새집에 알을 낳고 부화부터 양육까지 죄다 떠넘긴다. 그 새끼들도 원래 둥지의 새알을 밀어내 버리는 몰염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가졌지만 파렴치하고 몰염치한 뻐꾸기처럼 ‘염치’도 두 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염치를 모르고 뻔뻔스러움을 이르는 ‘파렴치(破廉恥)’와 염치가 없음을 일컫는 ‘몰염치(沒廉恥)’는 ‘염치’에 각각 ‘파-’와 ‘몰-’이 붙은 같은 구조의 말인데 왜 달리 표기할까?
‘염치(廉恥)’를 ‘렴치’로 쓰지 않는 것은 단어의 첫머리가 ‘ㄴ’이나 ‘ㄹ’로 시작하는 한자어는 ‘ㅇ’이나 ‘ㄴ’으로 바꾼다는 두음법칙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몰렴치’로 적어야 할 것 같지만 ‘몰염치’가 바른말이다. 복합어의 경우 두음법칙이 적용된 상태에서 합쳐진 것(몰-염치)으로 본다. 선이자(先利子)는 ‘선-이자’, 해외여행(海外旅行)은 ‘해외-여행’처럼 합성어와 파생어는 뒤의 단어에도 두음법칙을 적용한다.
문제는 ‘파렴치’다. ‘몰염치’와 같은 구조인데도 ‘파염치’가 아닌 ‘파렴치’로 쓰는 건 이미 사람들의 발음이 원래 음의 형태로 굳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음법칙의 예외 규정인 셈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28960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75850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0556 |
2970 | 조리다, 졸이다 | 바람의종 | 2012.11.06 | 15140 |
2969 | 콩깍지가 쓰였다 / 씌였다 | 바람의종 | 2012.11.06 | 40137 |
2968 | 건더기, 건데기 | 바람의종 | 2012.11.05 | 11409 |
2967 | 龜의 독음 | 바람의종 | 2012.11.05 | 8466 |
2966 | 씁쓰레하다, 씁쓸해하다 | 바람의종 | 2012.11.02 | 8704 |
2965 | 결단과 결딴 | 바람의종 | 2012.11.01 | 9030 |
2964 | 하릴없이, 할 일 없이 | 바람의종 | 2012.10.30 | 13049 |
2963 | 뭘로 / 뭐로 | 바람의종 | 2012.10.17 | 12619 |
2962 | 그분이요? / 그분이오? | 바람의종 | 2012.10.17 | 9001 |
2961 | 사이시옷 | 바람의종 | 2012.10.15 | 10439 |
2960 | 응큼하다 | 바람의종 | 2012.10.09 | 13251 |
2959 | 진면목 | 바람의종 | 2012.10.09 | 10210 |
2958 | 이었다, 이였다 | 바람의종 | 2012.10.08 | 29779 |
2957 | 전년도, 회계연도 | 바람의종 | 2012.10.08 | 12282 |
2956 |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 바람의종 | 2012.10.05 | 16748 |
2955 | 까탈스럽다 | 바람의종 | 2012.10.04 | 8663 |
» |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 바람의종 | 2012.10.02 | 15664 |
2953 | ~도 불구하고 | 바람의종 | 2012.10.02 | 11235 |
2952 | 고육지책, 궁여지책 | 바람의종 | 2012.09.28 | 11556 |
2951 | 눈발, 빗발, 화장발 | 바람의종 | 2012.09.27 | 8826 |
2950 | 쪼달리다, 쪼들리다 / 바둥바둥, 바동바동 | 바람의종 | 2012.09.27 | 13649 |
2949 | 일찌기, 일찍이 / 더우기, 더욱이 | 바람의종 | 2012.09.26 | 310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