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2.18 17:02

배레나룻

조회 수 7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배레나룻

얼짱 열풍에 이어 몸짱 열풍이 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탄탄한 몸매를 만드는 데 많은 돈과 시간과 투자하고 있다. 몇몇 남자 연예인들은 자신의 식스팩(?)을 노출함으로써 자신의 완벽한 몸매를 자랑한다. 이때 ‘배레나룻’도 함께 노출함으로써 자신의 남성성을 한껏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데 ‘배레나룻’은 아직 국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새말이다.

‘배레나룻’은 ‘아랫배에 수염처럼 잇따라 길게 난 털’을 가리키기 위해 새로 만들어 낸 말이다.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뜻하는 ‘구레나룻’에 유추하여 만든 것이다. ‘구레나룻’은 ‘구레-나룻’처럼 분석되는데, ‘나룻’은 ‘수염’을 뜻하는 말로 그 어원이 분명하지만 ‘구레’의 어원은 불분명하다. 이러한 ‘구레나룻’을 ‘귀밑에 잇따라 길게 난 털’로 이해하여, ‘배 밑에 잇따라 길게 난 털’을 뜻하는 말로서 ‘배레나룻’을 새로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배레나룻’의 구체적인 말 만들기 과정은 불명확하다. 우선 ‘배’와 ‘구레나룻’을 합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구레나룻’의 ‘구’가 절단된다. 달리 ‘구레나룻’을 ‘구’와 ‘-레나룻’으로 잘못 분석하여, ‘구’ 자리에 ‘배’를 집어넣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배’와 ‘-레나룻’을 결합하여 만든 것이다. 둘 다 우리말의 말 만들기 규칙과 큰 거리가 있어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다.

이렇듯 ‘배레나룻’이 불명확하고 자연스럽지 않게 새로 만든 말이지만, 순 우리말을 활용한 새말이라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최근 우리말의 새말 만들기에서 순 우리말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순 우리말을 활용하여 새말을 만들어 쓸 필요가 있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684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330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8211
3432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風文 2024.05.10 18
3431 주책이다/ 주책없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못하다, 칠칠하다/칠칠치 못하다 風文 2024.05.10 25
3430 서거, 별세, 타계 風文 2024.05.08 59
3429 ‘수놈’과 ‘숫놈’ 風文 2024.05.08 61
3428 잡담의 가치 風文 2021.09.03 530
3427 공공 재산, 전화 風文 2021.10.08 543
3426 말의 권모술수 風文 2021.10.13 543
3425 무제한 발언권 風文 2021.09.14 554
3424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556
3423 법률과 애국 風文 2021.09.10 571
3422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580
3421 상투적인 반성 風文 2021.10.10 583
3420 정치인들의 말 風文 2021.10.08 584
3419 군인의 말투 風文 2021.09.14 591
3418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594
3417 내일러 風文 2024.01.03 595
3416 또 다른 공용어 風文 2021.09.07 597
3415 악담의 악순환 風文 2021.09.13 599
3414 아이들의 말, 외로운 사자성어 風文 2022.09.17 606
3413 '-시키다’ 風文 2023.12.22 606
3412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607
3411 막장 발언, 연변의 인사말 風文 2022.05.25 60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