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04 11:00

‘폭팔’과 ‘망말’

조회 수 10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폭팔’과 ‘망말’

방송이나 신문에서 ‘폭팔’과 ‘망말’이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 카리스마 폭팔”과 “망말…주변국 반발”처럼 ‘폭팔’과 ‘망말’을 빈번하게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폭팔’과 ‘망말’은 각각 한자어인 ‘폭발(暴發)’과 ‘망발(妄發)’의 잘못이다. 폭발은 ‘감정, 힘, 열기 따위가 일시에 세찬 기세로 나옴’을, 망발은 ‘망령이나 실수로 그릇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뜻한다.

먼저 ‘폭발(暴發)’은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ㅍ’과 ‘ㅂ’으로 모두 순음(입술소리)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ㅍ’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ㅍ’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폭빨]이 아닌 [폭팔]로 발음하게 되었다. 또한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잘못된 발음에 따라 ‘폭팔’로 적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망발(妄發)’ 또한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ㅁ’과 ‘ㅂ’으로 모두 순음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ㅁ’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ㅁ’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망:말]로 발음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고유어 ‘막말’ 및 한자어 ‘망언(妄言)’도 얼마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함부로 하는 말’을 뜻하는 고유어 ‘막말([망말]로 소리 남)’ 및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망령되게 하는 말’을 뜻하는 ‘망언(妄言, [망:언])’과 크게 혼동을 일으켜 이런 잘못이 일어났다.

‘폭팔’과 ‘망말’은 모두 한자어 ‘폭발’과 ‘망발’의 잘못된 발음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이는 어휘 지식이 크게 부족한 사람들에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잘못이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532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84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7000
3412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1284
3411 헷갈리는 맞춤법 風文 2024.01.09 1377
3410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風文 2024.01.06 1106
3409 북한의 ‘한글날’ 風文 2024.01.06 1133
3408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風文 2024.01.04 1080
»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1098
3406 있다가, 이따가 風文 2024.01.03 1139
3405 내일러 風文 2024.01.03 970
3404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940
3403 한 두름, 한 손 風文 2024.01.02 995
3402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1078
3401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957
3400 뒤치다꺼리 風文 2023.12.29 1037
3399 ‘~스런’ 風文 2023.12.29 1046
3398 ‘며칠’과 ‘몇 일’ 風文 2023.12.28 995
3397 한소끔과 한 움큼 風文 2023.12.28 1115
3396 '-시키다’ 風文 2023.12.22 962
3395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866
3394 장녀, 외딸, 고명딸 風文 2023.12.21 935
3393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856
3392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963
3391 '넓다'와 '밟다' 風文 2023.12.06 11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