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리의 길이
미국의 비타민 제품의 광고 카피에 “Just eat it(그냥 드세요).”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eat’은 [i:t]으로 길게 발음해야 하고 ‘it’은 [it]으로 짧게 발음해야 한다. 또한 좌석을 뜻하는 ‘seat’은 [si:t]로 길게 발음하지만 ‘앉다’를 뜻하는 ‘sit’은 [sit]로 짧게 발음한다. 이처럼 영어에는 단어를 발음할 때 소리의 길이를 짧거나 길게, 서로 달리 발음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말에도 같은 형태의 단어지만 소리의 길이를 달리 발음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눈’을 짧게 발음하면 ‘인체의 시각 기관’이지만 길게 발음하면 ‘대기 중의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 얼어서 땅 위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체’가 된다. ‘밤’을 짧게 발음하면 ‘해가 져서 어두워진 때부터 다음 날 해가 떠서 밝아지기 전까지의 동안’이지만 길게 발음하면 ‘밤나무의 열매’가 된다. ‘말’을 짧게 발음하면 ‘말과의 포유류’지만 길게 발음하면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목구멍을 통하여 조직적으로 나타내는 소리’가 된다. ‘광주’를 짧게 발음하면 ‘광주(光州)광역시’이지만 길게 발음하면 ‘경기도에 있는 광주(廣州)시’가 된다. ‘영동’을 짧게 발음하면 ‘강원도에서 대관령 동쪽에 있는 지역[嶺東]’이지만 길게 발음하면 ‘충청북도 영동(永同)군’이 된다. ‘여권’을 짧게 발음하면 ‘여성의 권리[女權]’나 ‘패스포트[旅券]’이지만 길게 발음하면 ‘여당과 여당을 지지하는 세력 안에 드는 사람이나 단체[與圈]’가 된다. ‘경사’를 짧게 발음하면 ‘비스듬히 기울어진 상태나 정도[傾斜]’지만 길게 발음하면 ‘축하할 만한 기쁜 일[慶事]’이 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3542 | ‘팥이’와 ‘팥을’의 발음 | 風文 | 2024.08.28 |
3541 | 간지 난다? | 風文 | 2024.08.28 |
3540 | ‘리우’ 올림픽? ‘히우’ 올림픽? | 風文 | 2024.08.26 |
3539 | 연음법칙과 받침의 발음 | 風文 | 2024.08.26 |
» | 소리의 길이 | 風文 | 2024.07.31 |
3537 | 고양이 발톱을 깎이다 | 風文 | 2024.07.31 |
3536 | 사이시옷 적는 법 | 風文 | 2024.07.30 |
3535 | 이탈리아? 이태리? | 風文 | 2024.07.30 |
3534 | 여름철에 만나는 우리말 | 風文 | 2024.07.30 |
3533 | 하룻강아지는 몇 살? | 風文 | 2024.07.28 |
3532 | 게이틀린? 개틀린! | 風文 | 2024.07.28 |
3531 | ‘옥상’의 ‘일광욕 의자’ | 風文 | 2024.07.27 |
3530 | ‘썩히다’와 ‘삭히다’ | 風文 | 2024.07.27 |
3529 | 오랜만에 한잔할까요? | 風文 | 2024.07.26 |
3528 | 하실게요 | 風文 | 2024.07.26 |
3527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 風文 | 2024.07.25 |
3526 | 온데간데없다 | 風文 | 2024.07.25 |
3525 | 사돈어른 | 風文 | 2024.07.24 |
3524 | ‘붙이다’와 ‘부치다’ | 風文 | 2024.07.24 |
3523 | 띄어쓰기의 원칙 | 風文 | 2024.07.24 |
3522 | ‘비껴가다’와 ‘비켜 가다’ | 風文 | 2024.07.23 |
3521 | 데, 대 | 風文 | 2024.07.23 |
3520 | 민주주의의 의의 | 風文 | 2024.07.23 |
3519 | 남산 위에 저 소나무 | 風文 | 2024.07.22 |
3518 | 케이크 | 風文 | 2024.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