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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2.05.18 12:21

혼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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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어

말이란 것은 늘 바르게만 하게 되지 않는다. 종종 이지러뜨리고 삐뚤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반듯한 말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을 속상하게 하기도 하지만, 자극적인 표현을 선호하는 연예계나 광고계 같은 데서는 오히려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한다.

단어를 형성할 때는 나름의 규칙을 제공하는 조항들이 있다. 이른바 ‘문법적인 요소’들이다. 그런 것을 이용해서 말을 만들면 ‘이론적’이고 단정해 보인다. 그러나 말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이론적인 것보다는 ‘직관적’인 것을 더 선호한다. 그래서 어휘를 규칙에 따라 조립하기보다는 범벅을 만들어 의미보다 느낌을 얻으려 한다. 그러다 보니 희한한 어휘가 주조되기도 한다.

어느 방송에서 방영되는 ‘… 들었쇼’라는 프로그램은 오타가 아니다. 의도된 작품이다. 또 ‘소통’이 아닌 ‘쇼통’이란 말도 나타난다. 일반적인 어휘 의미에다가 무언가의 ‘느낌’을 더 얹어서 표현하려는 시도이다. ‘일코노미’라는 말도 독신자들이 많아진 세태의 여러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혼술, 혼밥’처럼 일종의 ‘혼성어’들이다.

혼성어 가운데 이미 잘 알려진 것은 영어의 ‘브런치’가 대표적이다. 아침식사(브렉퍼스트)와 점심식사(런치) 중간에 먹는 끼니를 일컬으며 요즘은 우리도 그냥 ‘아점’이라고들 한다. 한국식 영어를 뜻하는 ‘콩글리시’도 여기에 든다. 이러한 결합에는 기존의 ‘문법’이라는 요소를 부차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좀 거북한 표현이 될 수도 있고 또 달리 인상적인 표현이 되기도 한다.

좀 과잉 혼성이라 할 만한 것도 눈에 띈다. 서울의 시민 공공 자전거를 ‘따릉이’라고 하는 것은 꽤 맛깔스러운데 그 애용자를 ‘따릉러’라고 하는 것은 무언가 너무 나갔다는 느낌이다. 마음에 꽂히는 재치는 남용보다는 ‘파격과 절제’에서 더 반짝이지 않을까 한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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