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31 16:55

억수

조회 수 6526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억수


큰사전에서 ‘억수’를 찾아보면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로 풀이돼 있다. 이러한 뜻의 ‘억수’는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비가 억수로 내리부었다’처럼 쓰인다. 우리말에는 이와 다른 뜻을 가진 ‘억수’가 있다.

“억수의 산목숨이 골짜기마다 그득그득 모두 제 몫을 하고 ….”(박경리 <토지>)
“저 고래 덕분에 오늘 고기가 억수겠어요. 어탐기를 좀 봐요!”(천금성 <허무의 바다>)
“동생들을 거느리고 산나물을 억수로 많이 해 온 적도 있었다.”(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억수로 퍼마셨는데도 도무지 취하지가 않는다 그런 말입니다.”(이동하 <도시의 늪>)

여기서 ‘억수’는 ‘세차게 내리는 비’의 뜻이 아니라 ‘아주 많은 수나 양’, 또는 ‘아주 심한 정도’의 뜻으로 쓰였다.

이런 뜻의 ‘억수(로)’를 경상도 방언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억수의 산목숨’ 등에서 ‘억수’는 한자말 억수(億數)로 볼 수 있을 듯하다. 한자 ‘억’(億)은 ‘억대, 억겁, 억만’ 등에서처럼 ‘오랜, 많은’의 뜻이 있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가리키는 ‘억수’와 표기는 같지만 그 뜻이 다르므로, 별도의 올림말로 올리거나 아니면 동음이의어로 다룰 수도 있을 터이다. ‘소리는 같으나 뜻이 다른 낱말’을 동음이의어라 하는데, 사전에서는 ‘철자’가 같고, 그 뜻과 어원이 다른 낱말들에 한해 ‘강¹’, ‘강²’처럼 어깨번호를 붙여 구별하고 있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4578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1215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5993
    read more
  4. 사람

    Date2007.12.21 By바람의종 Views6507
    Read More
  5. 미꾸라지

    Date2007.12.21 By바람의종 Views7180
    Read More
  6. 주머니차

    Date2007.12.22 By바람의종 Views7244
    Read More
  7. 우리말 계통

    Date2007.12.22 By바람의종 Views5674
    Read More
  8. 누다와 싸다

    Date2007.12.23 By바람의종 Views7565
    Read More
  9. 깍두기

    Date2007.12.23 By바람의종 Views6451
    Read More
  10. 된장녀

    Date2007.12.24 By바람의종 Views6580
    Read More
  11. 언어 대국, 인도

    Date2007.12.24 By바람의종 Views7030
    Read More
  12. 웃음

    Date2007.12.26 By바람의종 Views7270
    Read More
  13. 값과 삯

    Date2007.12.26 By바람의종 Views5647
    Read More
  14. 벵갈말

    Date2007.12.27 By바람의종 Views6329
    Read More
  15. 알바

    Date2007.12.27 By바람의종 Views7235
    Read More
  16. 막바로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7963
    Read More
  17. 가을하다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6849
    Read More
  18. 개보름

    Date2007.12.29 By바람의종 Views7076
    Read More
  19. 다르다와 틀리다

    Date2007.12.29 By바람의종 Views6957
    Read More
  20. 꽈리

    Date2007.12.30 By바람의종 Views10457
    Read More
  21. 교육과 새말

    Date2007.12.30 By바람의종 Views6637
    Read More
  22. 체로키 글자

    Date2007.12.31 By바람의종 Views6032
    Read More
  23. 억수

    Date2007.12.31 By바람의종 Views6526
    Read More
  24. 뫼와 갓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7024
    Read More
  25. 메뚜기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635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