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22 10:20

주머니차

조회 수 7248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주머니차

신문을 읽다가 ‘뽕잎 주머니차’라는 표현에 눈길이 갔다. ‘주머니차’라는 말을 처음 쓴다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주머니차’(tea bag)와 같이 영어 표현을 친절하게 밝혀 주었다. 순우리말 표현을 보고 반가워하다가 ‘티백’을 그대로 번역하면 ‘차주머니’인데 왜 앞뒤를 바꿔 ‘주머니차’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생각해 보니 ‘차주머니’는 ‘티백’보다 의미 영역이 넓다. “차주머니를 만들어 장롱 속에 매달아 놓으면 냄새 제거와 방충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다”, “차 도구에는 차주머니, 다기 바구니, 수저 등이 있다” 등에 나오는 ‘차주머니’가 종이나 천으로 만들어 차를 넣어 두는 주머니이기는 하지만 모든 ‘차주머니’에 ‘티백’처럼 1인분씩 차를 나누어 넣는 것은 아니다. ‘주머니차’라면 ‘차주머니’와 구분해서 ‘1인분의 차를 넣은 주머니’란 뜻으로 쓸만하겠다. ‘티백’이라는 외래어보다는 이왕이면 쉬운 우리말 ‘주머니차’를 살려 쓰는 것도 좋겠다.

물건이나 개념을 새로 들여올 때 말도 함께 들어온다. 그래서 외래어가 하나 늘어나기도 하고 그에 맞는 우리말을 만들어 쓰기도 한다. ‘베이스볼’을 야구로, ‘바스켓볼’을 농구로 바꾸듯 풀밭에서 친다는 의미를 살려 골프(golf)를 ‘초구’(草球)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가 “타자가 초구(初球)를 쳤습니다”처럼 쓰이는 ‘초구’와 겹쳐 실현되지 못했다는 얘기가 있다. 억지스럽지 않고 원래 쓰던 다른 말과도 겹치지 않는 쉬운 우리말 표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4791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1345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6158
    read more
  4. 사람

    Date2007.12.21 By바람의종 Views6507
    Read More
  5. 미꾸라지

    Date2007.12.21 By바람의종 Views7180
    Read More
  6. 주머니차

    Date2007.12.22 By바람의종 Views7248
    Read More
  7. 우리말 계통

    Date2007.12.22 By바람의종 Views5674
    Read More
  8. 누다와 싸다

    Date2007.12.23 By바람의종 Views7568
    Read More
  9. 깍두기

    Date2007.12.23 By바람의종 Views6451
    Read More
  10. 된장녀

    Date2007.12.24 By바람의종 Views6582
    Read More
  11. 언어 대국, 인도

    Date2007.12.24 By바람의종 Views7030
    Read More
  12. 웃음

    Date2007.12.26 By바람의종 Views7270
    Read More
  13. 값과 삯

    Date2007.12.26 By바람의종 Views5647
    Read More
  14. 벵갈말

    Date2007.12.27 By바람의종 Views6329
    Read More
  15. 알바

    Date2007.12.27 By바람의종 Views7235
    Read More
  16. 막바로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7968
    Read More
  17. 가을하다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6853
    Read More
  18. 개보름

    Date2007.12.29 By바람의종 Views7076
    Read More
  19. 다르다와 틀리다

    Date2007.12.29 By바람의종 Views6961
    Read More
  20. 꽈리

    Date2007.12.30 By바람의종 Views10462
    Read More
  21. 교육과 새말

    Date2007.12.30 By바람의종 Views6637
    Read More
  22. 체로키 글자

    Date2007.12.31 By바람의종 Views6032
    Read More
  23. 억수

    Date2007.12.31 By바람의종 Views6526
    Read More
  24. 뫼와 갓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7029
    Read More
  25. 메뚜기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636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