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12.29 16:52

‘~스런’

조회 수 108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스런’

며칠 전 텔레비전을 보다 ‘의심스런’이라는 방송 자막을 접했다. 용언 어간 ‘의심스럽-’에 어미 ‘-은’이 결합할 때에는 ‘의심스럽-’의 말음 ‘ㅂ’이 ‘우’로 바뀌기 때문에 ‘의심스러운’으로 써야 한다. 그럼에도 일반 사람들은 ‘의심스러운’ 대신 ‘의심스런’을 더 많이 쓰고 있다.

우리말에서 ‘ㅂ’으로 끝나는 용언은 ‘잡-’(잡다·잡은·잡으니)처럼 어떤 부류의 어미와 결합하든 늘 어간의 말음 ‘ㅂ’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있고, ‘덥다’(덥다·더워·더우니)처럼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는 어간의 말음 ‘ㅂ’을 그대로 유지하나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는 ‘ㅂ’이 다른 소리로 바뀌는 것도 있다. 일반적으로 전자를 ‘ㅂ 규칙 용언’이라 하고 후자를 ‘ㅂ 불규칙 용언’이라 한다. ‘의심스럽-’은 ‘ㅂ 불규칙 용언’에 속한다.

그런데 아주 오래 전부터 일상 구어(입말)에서는 ‘의심스럽-’처럼 ‘-스럽-’이 결합되어 파생된 형용사에 어미 ‘-은’을 결합할 때 ‘~스러운’ 대신 ‘~스런’을 써 왔다. ‘의심스런’, ‘자랑스런’, ‘장난스런’ 등이 모두 그렇다. 간결성을 추구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한 듯하다. 그렇지만 ‘가렵-’, ‘정답-’ 등의 다른 ‘ㅂ 불규칙 용언’의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가려운’, ‘정다운’ 대신 ‘가련’, ‘정단’ 등을 쓰지 않는다. 따라서 ‘~스러운’ 대신 ‘~스런’으로 쓰는 것은 잘못되거나 아주 예외적인 것이다.

과거의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도 ‘자랑스런’이 버젓이 쓰였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여, 개정된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는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처럼 ‘자랑스런’을 ‘자랑스러운’으로 수정하였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569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222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7334
3304 ‘-데’와 ‘-대’, 정확한 표현 風文 2023.06.17 1484
3303 ‘-데’와 ‘-대’의 구별 바람의종 2010.01.10 10195
3302 ‘-도록 하다’ 바람의종 2008.09.04 5135
3301 ‘-든지’는 선택,‘-던지’는 회상 바람의종 2010.03.17 12240
3300 ‘-빼기’가 붙는 말 바람의종 2010.01.18 8400
3299 ‘-어하다’ 바람의종 2010.05.07 10765
3298 ‘-율’과 ‘-률’ 바람의종 2010.04.18 13092
3297 ‘-이’와 ‘-히’의 구별 바람의종 2010.08.11 10005
3296 ‘-째’와 ‘채’ 바람의종 2010.01.26 8658
3295 ‘100만여원’과 ‘100여만원’ 바람의종 2010.03.30 12367
3294 ‘Mac-,Mc-’의 한글 표기 바람의종 2010.03.03 11169
3293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風文 2024.05.10 312
3292 ‘Seong-jin Cho’ ‘Dong Hyek Lim’ ‘Sunwook Kim’ 風文 2024.05.29 25
3291 ‘~면서’, 정치와 은유(1): 전쟁 風文 2022.10.12 1334
» ‘~스런’ 風文 2023.12.29 1083
3289 ‘○○○ 의원입니다’ / ‘영업시운전’ 風文 2020.06.22 1836
3288 ‘ㄱ’과 ‘ㅂ’ 뒤의 된소리 바람의종 2010.05.17 12568
3287 ‘ㄹ’의 탈락 바람의종 2010.07.26 10535
3286 ‘가녁’과 ‘쏘다’ 바람의종 2010.05.12 13612
3285 ‘가로뜨다’와 ‘소행’ 바람의종 2010.07.09 14506
3284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146
3283 ‘강시울’과 ‘뒤매’ 바람의종 2010.06.20 133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