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1.09 01:44

훈훈하다

조회 수 13120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훈훈하다

“아! 훈훈해. 대한민국 만세!” 감동적인 미담을 듣고 난 반응일까? 이는 최근에 장동건과 비가 함께 찍혀 화제가 된 소위 ‘직찍’(직접 찍어 올린 사진)을 보고 여성 누리꾼이 단 댓글이다. ‘미담’ 들은 뒤의 반응이 아니라 잘생긴 ‘미남’을 본 뒤의 반응인 셈이다. 풀이하면 ‘아! 멋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매력 있는 남자들이 있어서 참 좋아!’ 정도가 될 것이다.

본디 ‘훈훈하다’는 “방이 훈훈하다”처럼 날씨가 덥거나 온도가 높을 때, “인간적인 훈훈한 매력”처럼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주는 따뜻함이 느껴질 때, “음식 냄새가 훈훈하게 풍기다”와 같이 향내가 감돌아 흐뭇할 때 쓴다. 처음에 ‘훈훈하다’와 ‘남자’를 합쳐 줄인 ‘훈남’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는 ‘훈훈하다’의 본뜻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따뜻한 인간적 매력을 풍기는 남자들을 가리켜 ‘훈남’이라 불렀고, 얼굴이 곱상한 ‘꽃미남’과 대립되는 말로 쓰였다. 매력 있는 남성의 기준이 외모에서 성품으로 바뀐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마음이 따뜻한 이가 남자뿐인 것은 아니기에 ‘훈녀’도 생겼고, 본디말이 좀더 잘 드러나는 ‘훈훈남, 훈훈녀’도 함께 유행했다.

그런데 이제 ‘훈훈하다’라는 말은 ‘어떤 면에서 뛰어나다, 어떤 면에서 매력이 있다’라는 뜻의 새말이 되었다. “얼굴이 훈훈하다” “몸매가 훈훈하다”와 같이 쓰인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물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기분 좋게 해 주는 사람도 훈훈한 시대가 되었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10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059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5754
3434 暴 (포와 폭) 바람의종 2011.11.10 15131
3433 히읗불규칙활용 바람의종 2010.10.21 13684
3432 히로뽕 바람의종 2008.02.20 12793
3431 흰 백일홍? 風文 2023.11.27 1398
3430 희쭈그리 바람의종 2008.02.29 13461
3429 희망 바람의종 2007.10.11 10908
3428 흥정 바람의종 2009.06.09 9814
3427 흡인력, 흡입력 바람의종 2009.11.12 15438
3426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바람의종 2008.03.08 15888
3425 흙성과 가린여흘 바람의종 2008.05.31 10963
3424 흘리대·흘리덕이 바람의종 2008.07.21 9215
3423 흐리멍텅하다 바람의종 2009.11.09 13253
3422 흉칙하다 바람의종 2009.02.02 15961
3421 흉내 / 시늉 바람의종 2009.09.07 11526
3420 휴거 바람의종 2007.10.10 14964
3419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바람의종 2009.06.30 15341
3418 휘호 바람의종 2008.11.13 10673
3417 휘하 바람의종 2007.10.09 13155
3416 휘파람새 file 바람의종 2009.09.03 11862
3415 휘발성 바람의종 2010.08.07 14617
3414 휘거 風文 2014.12.05 24795
» 훈훈하다 바람의종 2007.11.09 131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