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8.11 05:09

푸르른

조회 수 6096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푸르른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서정주님의 시 '푸르른 날'의 일부분입니다. 지금은 여름철이라 눅눅한데 하늘까지 흐려서 서늘한 바람과 높은 가을 하늘이 그립죠? 위에서도 볼 수 있듯 '푸르른'은 시나 노랫말에 많이 쓰이지만 사실은 바르지 않은 표현입니다. '푸르르다'라는 말이 없기 때문에 '푸르른'으로 활용할 수 없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푸르다'에서 변화한 '푸른'을 쓰면 바른 표현이 됩니다. 예를 들어 '푸르른 오월'은 '푸른 오월'로 고쳐 쓰면 되겠죠.

'푸르다'는 '러'불규칙 용언이어서 '푸르+어'의 형태가 될 경우 '어'가 '러'로 변합니다. 즉 '푸르러'가 되지요. 어떤 장소나 때에 도착하다는 뜻인 '이르다'와 색깔을 나타내는 '누르다'도 '러'불규칙 용언입니다. 따라서 '이르러' '누르러'로 활용합니다. 이들도 기본형이 '이르르다' '누르르다'인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르른' '누르른' 등으로 잘못 쓰는 사례가 흔합니다. 이것은 '이른'과 '누른'으로 써야 바른 형태입니다.

'푸르른' '이르른' 등이 '푸른' '이른'보다 리듬감이 더 좋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나 노랫말 등에 많이 쓰는지도 모르지요. 그렇다고 일상에서까지 일부러 틀린 말을 쓰지는 말아야겠습니다.

김형식 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10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796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2633
3212 풍비박산 바람의종 2007.12.23 9892
3211 풍개 바람의종 2008.11.24 9863
3210 풋 / ‘열’(10) ①, ‘열’(10) ② 風文 2020.05.10 1574
3209 바람의종 2007.03.31 8119
3208 풀어쓰기, 오촌 아재 風文 2022.10.08 672
3207 푼수 바람의종 2007.09.10 11226
3206 푼돈 바람의종 2007.03.31 8477
3205 푸석수염 바람의종 2008.05.08 7702
3204 푸른색, 파란색 바람의종 2011.12.23 10396
3203 푸르름 바람의종 2011.11.10 8969
» 푸르른 바람의종 2008.08.11 6096
3201 표피 바람의종 2012.11.14 77224
3200 표지 / 표시 바람의종 2012.07.04 11016
3199 표준어와 방언 바람의종 2010.01.06 9294
3198 표준발음, 구명동의 風文 2020.05.08 1462
3197 표준말의 기강, 의미와 신뢰 風文 2022.06.30 757
3196 표준 언어 예절 바람의종 2012.03.27 11359
3195 표식/표지, 성력/생력 바람의종 2010.09.03 11882
3194 표식(?), 횡경막(?) 바람의종 2008.06.28 8688
3193 폭탄주! 말지 말자. 바람의종 2012.12.17 18909
3192 폭염 바람의종 2012.07.05 8522
3191 폭발, 폭팔, 폭파시키다 바람의종 2010.02.25 135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