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27 01:30

이팝나무

조회 수 1132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팝나무

요즘 길가나 학교 정원에서 하얀 이팝나무 꽃을 흔히 본다. ‘이팝나무’는 하얀 꽃더미가 마치 사발에 소복이 담긴 쌀밥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니밥>이밥>이팝이 된 것이다. ‘니팝나무/ 니암나무/ 뻣나무’라고도 하고, 꽃은 ‘쌀밥꽃’이라고도 부른다. 이름이 이름이니만큼, 꽃 피는 모습으로 그 해 벼농사를 짐작했다. 비가 적당히 온 봄이면 꽃이 활짝 피고, 날이 가물면 잘 피지 않는데, 이팝나무 꽃이 활짝 피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벼농사는 물이 많아야 하므로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 성싶다. 심지어 정월 앞뒤로 큰 샘과 이팝나무에 ‘용왕 먹인다’ 하여 치성을 드리고 풍년을 기원하기도 하였다.

영어로는 옷감의 장식 술을 뜻하는 ‘프린지 트리’(Fringe tree)인데, 우리말은 밥과 쌀을 바로 이름에 썼다. 전라도에서는 ‘밥태기’, 경기도에서는 ‘쌀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밥이 우리에게 얼마나 일상적인지는 조팝나무/ 까치밥/ 밥티꽃/ 며느리밥풀 같은 이름들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팝나무라는 이름의 유래를 두고 다른 의견도 있다. 꽃이 입하(立夏) 머리에 피는 까닭에 입하목이라고 불렀고, 이 입하가 연음되어 ‘이파>이팝’으로 되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입하목이라도 부르기도 한다.

이팝나무는 요새 가로수로도 많이 심어서 청계천에서도 볼 수 있다. 가난했던 시절 이팝에 고깃국 실컷 먹는 것이 소원인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이팝나무 풍성한 길을 지나며 밥 안 먹어도 배부른 5월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이팝나무] 그림을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573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226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7360
246 촌수 바람의종 2008.03.16 8356
245 삿갓봉과 관악산 바람의종 2008.03.16 7924
244 매발톱꽃 바람의종 2008.03.16 7788
243 가시집 바람의종 2008.03.15 7440
242 전농동과 설렁탕 바람의종 2008.03.15 8762
241 파리지옥풀 바람의종 2008.03.15 8944
240 얼음보숭이·에스키모 바람의종 2008.03.14 9049
239 수진이 고개 바람의종 2008.03.13 9776
238 결속 바람의종 2008.03.13 7541
237 한터와 자갈치 바람의종 2008.03.12 9063
236 은방울꽃 바람의종 2008.03.12 7076
235 그닥 바람의종 2008.03.11 6895
234 사위질빵 바람의종 2008.03.10 5617
233 넋살탕 바람의종 2008.03.07 9092
232 우리말의 짜임새와 뿌리 바람의종 2008.03.07 9549
231 도내와 섬안 바람의종 2008.03.07 6319
230 깽깽이풀 바람의종 2008.03.06 7285
229 메다와 지다 바람의종 2008.03.06 7189
228 여우잠 바람의종 2008.03.04 10020
227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바람의종 2008.03.04 12420
226 한라산과 두무산 바람의종 2008.03.04 9412
225 괭이눈 바람의종 2008.03.01 647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