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5 03:07

설둥하다

조회 수 6976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설둥하다

“오지두 말아요. 매번 와서는 공연히 마음만 설둥하게 맹글어 놓고 가시면서 ….” (장편소설 <지리산>)

‘맹글다’는 ‘만들다’다. ‘설둥하다’는 어떤 뜻일까? 문맥으로는 ‘설레다’ 정도로 이해되는데 ‘설레다’와 ‘설둥하다’는 어떻게 다를까?

‘설둥하다’는 “얼굴을 본 둥 만 둥 그냥 지나간다”에 쓰인 ‘둥’이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둥’은 ‘어떠한 것 같다’의 뜻이다. ‘둥’이 결합된 말로는 ‘미끈둥하다·매끈둥하다·부둥하다’, 북녘말 ‘실둥하다’ 등이 있다. 실둥하다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아니한 듯하다’는 뜻으로 ‘싫다’와 관련이 있다.

‘설둥하다’의 나머지 뜻은 ‘설다’에서 온다. ‘설다’는 ‘밥이 설다’처럼 ‘제대로 익지 않다’, ‘잠이 설다’처럼 ‘(잠이) 넉넉하지 않거나 깊이 들지 않다’, ‘귀에 설다’처럼 ‘익숙하지 않다’ 등으로 쓰인다. 각 의미를 뭉뚱그리면, ‘제대로 되지 않고 모자라는 상황’이라 하겠다. <조선말대사전>에는 ‘글이 설다’처럼 ‘미숙하다’, ‘말이 설다’처럼 ‘이치에 맞지 않다’, ‘사람이 설다’처럼 ‘수양이 모자라다’ 등의 뜻이 더 있는데, 역시 ‘무언가 모자라는 상황’에 포함할 수 있겠다.

‘설둥하다’는 ‘설다’와 ‘둥’이 결합했으므로, ‘제대로 되지 않고 무언가 모자라는 듯하다’ 정도의 뜻으로 볼 수 있겠다. ‘마음을 설둥하게 만들다’는 마음을 전하기는 하는데 무언가 어설프고 부족하게 전달되어 모자란 듯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결국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559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211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7261
334 쑥돌·감돌·몽돌 바람의종 2008.05.08 10855
333 푸석수염 바람의종 2008.05.08 7846
332 보도자료 바람의종 2008.05.06 4324
331 소와리골 바람의종 2008.05.06 7111
330 벌개미취 바람의종 2008.05.05 6865
329 금덩이·은덩이 바람의종 2008.05.05 10458
328 갑작사랑 바람의종 2008.05.05 7278
327 떡값 바람의종 2008.05.03 6715
326 실레마을과 시루 바람의종 2008.05.03 7619
325 다정큼나무 바람의종 2008.05.01 8740
324 망이·망쇠 바람의종 2008.05.01 9376
323 갑작힘 바람의종 2008.04.30 8045
322 궂긴소식 바람의종 2008.04.30 8699
321 패수와 열수 바람의종 2008.04.29 10264
320 각시취 바람의종 2008.04.29 7110
319 터물·더믈 바람의종 2008.04.28 7856
318 예비 바람의종 2008.04.28 7532
317 모시는 글 바람의종 2008.04.27 17106
316 공암진 바람의종 2008.04.27 7589
315 솔체꽃 바람의종 2008.04.26 7633
314 오마대·기림대·오고타이 바람의종 2008.04.26 7611
» 설둥하다 바람의종 2008.04.25 69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