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02 16:03

한 두름, 한 손

조회 수 4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한 두름, 한 손

받고 싶은 추석 선물 1위로 한우가 꼽혔다고 한다. 부동의 1위였던 현금은 2위로 밀렸다. 한우 값 폭등이 원인이라는 분석 기사를 보면서 주머니 사정 생각하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한우에 밀리긴 했지만 굴비도 예나 지금이나 최고급 선물에 속한다. 굴비는 아직도 새끼로 엮어 파는 전통이 남아 있다. 조기 같은 생선을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 즉 20마리를 한 두름이라고 한다. 오징어도 20마리를 묶어 파는데 이를 ‘축’이라고 한다. 북어 스무 마리를 묶은 것은 ‘쾌’이다. 유독 스물을 나타내는 단위가 많다. 한약 스무 첩은 한 제이다.

‘고등어 한 손’하면 고등어 두 마리를 말한다. ‘손’은 한 손에 잡을만한 분량을 나타내는 말로 조기, 고등어, 배추 등의 한 손은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하나를 합한 것을 이른다. 미나리나 파 등의 한 손은 한 줌 분량을 말한다. 참 정겨운 표현이다. 그릇 열 개는 한 죽이다. 옷 열 벌도 ‘죽’이라고 한다. 버선 한 죽(열 켤레), 접시 한 죽과 같이 쓴다. 흔히 서로 뜻이 잘 맞을 때 ‘죽이 잘 맞다’ 고 하는데 여기에서 비롯된 말이다. 한 접은 채소나 과일 100개를 묶어 세는 단위이다. 예전에 우리 어머니는 배추 두 접씩 김장을 하곤 하셨는데 요즘 배추 200포기 김장하는 집이 얼마나 될까 싶다. 마늘, 곶감 등도 접을 쓴다. 오이, 가지 등을 셀 때에는 ‘거리’를 쓰기도 한다. 한 거리는 50개이다. 김을 묶어 세는 단위는 ‘톳’이다. 김 한 톳은 백 장이다.

선물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이제는 사라져 가는 우리말도 많다. 단위를 나타내는 말들이 특히 그렇다. 추석을 앞두니 이런 말들이 멀어져 가는 게 더 아쉽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28675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0285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6Jan
    by 風文
    2024/01/06 by 風文
    Views 590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5. No Image 06Jan
    by 風文
    2024/01/06 by 風文
    Views 604 

    북한의 ‘한글날’

  6. No Image 04Jan
    by 風文
    2024/01/04 by 風文
    Views 582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7. No Image 04Jan
    by 風文
    2024/01/04 by 風文
    Views 525 

    ‘폭팔’과 ‘망말’

  8. No Image 03Jan
    by 風文
    2024/01/03 by 風文
    Views 667 

    있다가, 이따가

  9. No Image 03Jan
    by 風文
    2024/01/03 by 風文
    Views 416 

    내일러

  10. No Image 02Jan
    by 風文
    2024/01/02 by 風文
    Views 328 

    아주버님, 처남댁

  11. No Image 02Jan
    by 風文
    2024/01/02 by 風文
    Views 405 

    한 두름, 한 손

  12. No Image 30Dec
    by 風文
    2023/12/30 by 風文
    Views 564 

    ‘이고세’와 ‘푸르지오’

  13. No Image 30Dec
    by 風文
    2023/12/30 by 風文
    Views 465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14. No Image 29Dec
    by 風文
    2023/12/29 by 風文
    Views 379 

    뒤치다꺼리

  15. No Image 29Dec
    by 風文
    2023/12/29 by 風文
    Views 377 

    ‘~스런’

  16. No Image 28Dec
    by 風文
    2023/12/28 by 風文
    Views 361 

    ‘며칠’과 ‘몇 일’

  17. No Image 28Dec
    by 風文
    2023/12/28 by 風文
    Views 384 

    한소끔과 한 움큼

  18. No Image 22Dec
    by 風文
    2023/12/22 by 風文
    Views 407 

    '-시키다’

  19. No Image 22Dec
    by 風文
    2023/12/22 by 風文
    Views 464 

    여보세요?

  20. No Image 21Dec
    by 風文
    2023/12/21 by 風文
    Views 396 

    장녀, 외딸, 고명딸

  21. No Image 20Dec
    by 風文
    2023/12/20 by 風文
    Views 416 

    어떤 반성문

  22. No Image 18Dec
    by 風文
    2023/12/18 by 風文
    Views 411 

    가짜와 인공

  23. No Image 06Dec
    by 風文
    2023/12/06 by 風文
    Views 681 

    '넓다'와 '밟다'

  24. No Image 05Dec
    by 風文
    2023/12/05 by 風文
    Views 808 

    드라이브 스루

  25. No Image 05Dec
    by 風文
    2023/12/05 by 風文
    Views 535 

    상석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