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08 05:37

말소리의 높낮이

조회 수 7119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말소리의 높낮이

우리는 같은 말소리라도 높은소리로 낼 수도 있고 낮은소리로 발음할 수도 있다. 그런데 세계 언어 가운데는 같은 소리를 높은소리로 내는 말과 낮은소리로 내는 말이 서로 다른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아프리카 가나말에는 높은소리와 낮은소리가 구별되어 쓰인다. [papa]라는 말을 살펴보자. 앞의 [pa]를 높게 내면 ‘훌륭한’이라는 뜻이 된다. 뒤의 [pa]를 높게 내면 ‘아버지’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두 소리 모두 낮게 내면 ‘종려나뭇잎 부채’를 뜻한다. 이처럼 말소리의 높낮이에 따라 서로 다른 낱말이 된다.

이번에는 높은소리, 낮은소리에다 가운뎃소리까지 구별되어 세 단계로 쓰이는 말을 살펴보자. 나이지리아말에서 [kan]을 높은소리로 내면 ‘깨뜨리다’, 가운뎃소리로 내면 ‘맛이 시다’, 낮은소리로 내면 ‘도착하다’라는 뜻이 된다. 이처럼 높낮이가 낱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말이 바로 이웃 중국말이다. 중국말에는 무려 네 가지 높낮이가 구별된다. 따라서 중국말로 대화할 때는 높낮이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뜻이 통하지 않는다.

우리말은 어떨까? 옛말에는 이런 높낮이 구별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부 고장말을 제외하고는 사라졌다. 15세기에 ‘꽃’은 낮은소리였고, ‘풀’은 높은소리였고, ‘별’은 낮았다가 높아가는 소리였다. 그러나 요즘은 ‘꽃·풀’은 짧은소리로, ‘별’은 긴소리로 바뀌었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529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79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958
3346 드라비다말 바람의종 2008.01.02 6836
3345 복잡다난·미묘 바람의종 2008.01.03 10993
3344 움과 싹 바람의종 2008.01.03 8537
3343 벌레 바람의종 2008.01.03 7375
3342 경제 새말 바람의종 2008.01.04 7345
3341 자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4 6943
3340 제맛 바람의종 2008.01.05 7752
3339 할말과 못할말 바람의종 2008.01.05 7434
3338 호박고지 바람의종 2008.01.05 9029
3337 모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6 5718
3336 노무족 바람의종 2008.01.06 6231
3335 ‘막하다’ 바람의종 2008.01.06 8028
3334 참말과 거짓말 바람의종 2008.01.07 8732
3333 겨울 바람의종 2008.01.07 8186
3332 ‘오빠 부대’ 바람의종 2008.01.07 7334
» 말소리의 높낮이 바람의종 2008.01.08 7119
3330 헛이름 바람의종 2008.01.08 10589
3329 먹거리와 먹을거리 바람의종 2008.01.08 8318
3328 쇠죽 바람의종 2008.01.10 8684
3327 말소리의 억양 바람의종 2008.01.10 6774
3326 말다듬기 바람의종 2008.01.10 6344
3325 떨려나다 바람의종 2008.01.11 883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