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10.30 16:12

하릴없이, 할 일 없이

조회 수 13088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하릴없이, 할 일 없이

  얼마 전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1930년대 근대화돼 가는 경성을 배경으로 집을 나와 거리를 배회하는 소설가 구보의 하루를 담고 있다.

 소설가 구보는 ‘하릴없는’ 하루를 보낸 걸까, ‘할 일 없는’ 하루를 보낸 걸까. 각각의 의미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할 일 없는’을 사용해야 할 자리에 ‘하릴없는’을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릴없다’는 “버스 파업 소식을 접하지 못한 시민들이 승강장에서 하릴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다” “내가 잘못해 일어난 상황이니 혼이 나도 하릴없는 일이다”에서처럼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된다.또 “머리도 못 감은 듯한 모습이 하릴없이 폐인의 형국이다” “누더기를 기워 입은 듯한 모습이 하릴없는 거지였다”에서와 같이 ‘조금도 틀림이 없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할 일 없이’는 말 그대로 ‘마땅히 할 일이 없다’는 의미로, 한 단어가 아니므로 ‘할일없이’와 같이 붙여 쓰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영락없이’로 바꿔 쓸 수 있다면 ‘하릴없이’, ‘빈둥빈둥’의 의미를 지닌다면 ‘할 일 없이’를 쓴다고 기억하면 된다. 구보는 할 일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09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795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2606
3256 한(限) 바람의종 2010.06.01 11722
3255 한 손 바람의종 2007.04.02 10612
3254 한 두름, 한 손 風文 2024.01.02 471
3253 한 가닥 하다 바람의종 2009.12.14 10297
3252 학을 떼다, 염병, 지랄 바람의종 2010.02.09 18865
3251 학을 떼다 바람의종 2008.02.01 10396
3250 학여울 바람의종 2009.03.31 10306
3249 학부모 / 학부형 바람의종 2010.09.29 13735
3248 하지 말아라, 하지 마라 바람의종 2010.03.16 12225
3247 하영 먹어마씀! 바람의종 2009.09.06 9175
3246 하염없다 바람의종 2007.04.01 10607
3245 하여, 하였다 바람의종 2010.01.28 9166
3244 하모, 갯장어, 꼼장어, 아나고, 붕장어 바람의종 2010.07.19 17888
» 하릴없이, 할 일 없이 바람의종 2012.10.30 13088
3242 하릴없다와 할 일 없다 바람의종 2010.03.08 13138
3241 하룻강아지 / 밥약 風文 2020.05.29 1320
3240 하룻강아지 바람의종 2010.03.22 11972
3239 하루살이 바람의종 2007.04.01 9257
3238 하락세로 치닫다 바람의종 2009.02.05 12979
3237 하더란대두 바람의종 2009.05.30 7015
3236 하늘말라리아? 바람의종 2008.04.27 8652
3235 하느라고, 하노라고 바람의종 2011.12.26 108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