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05 00:30

호박고지

조회 수 8774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호박고지

햇볕이 따사로운 철이면 어머니의 손길이 바빠진다. 겨울에 먹을 마른 음식과 밑반찬 준비 때문이다. 겨우내 먹을 밑반찬으로 고추도 말려야 하고, 깻잎도 절여야 하고, 또 호박과 가지와 무를 얇게 썰어 햇볕에 말려두어야 한다. 무와 가지를 말린 것을 표준어로는 ‘무말랭이’, ‘가지말랭이’라고 하고, 호박을 말린 것은 ‘호박고지, 호박오가리’라고 한다.

‘오가리’는 ‘오글다, 오그라지다’와 관련된 낱말로, 고장에 따라 ‘우거리, 우가리, 와가리, 왁다리’로 발음한다. ‘고지’는 ‘고지, 꼬지’로 많이 쓰고, ‘고지’에 접미사 ‘-아기, -앙이’가 연결되어 만들어진 ‘고재기, 꼬쟁이’의 형태도 보인다. ‘오가리’와 ‘고지’가 뜻이 비슷한 까닭에 두 말이 섞이면서 ‘우거지, 고자리’의 형태로도 쓰인다. 제주도에서는 ‘말랭이’를 많이 쓴다. 지역에 따라서 ‘꼬시래기, 속씨래기, 쪼가리’로 쓰는 경우도 있다.

무말랭이는 양념을 해서 반찬을 만들면 졸깃한 느낌 덕분에 마치 고기를 씹는 듯하다. 가지말랭이나 호박고지는 겨울철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나물을 무치거나 탕을 하면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이렇게 말려 놓은 무말랭이나 호박고지 등은 정월 보름날에 나물로 많이 쓴다. 가을철, 따사로운 햇볕을 그냥 보내기 아깝다. 애호박을 얇게 썰고 가지를 길게 썰어, 채반에 널어서 말리는 풍경이 그립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69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849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3209
3388 홍일점 바람의종 2007.10.05 10505
3387 홍길동이라고 합니다 바람의종 2010.08.14 11757
3386 홀아비바람꽃 바람의종 2008.05.25 8210
3385 홀씨 바람의종 2010.03.09 15027
3384 홀몸 바람의종 2007.04.27 9258
3383 혼저 옵소예 file 바람의종 2009.11.09 10144
3382 혼신을 쏟다 바람의종 2009.03.16 7543
3381 혼성어 風文 2022.05.18 728
3380 혼동, 혼돈 바람의종 2010.05.05 12904
3379 혹성, 행성, 위성 바람의종 2010.07.21 11044
3378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2.09.19 8410
3377 호프 바람의종 2011.11.21 13027
3376 호태왕비 바람의종 2008.02.17 8651
3375 호칭과 예절 바람의종 2009.03.03 8597
3374 호치키스 바람의종 2010.03.06 9935
3373 호우, 집중호우 / 큰비, 장대비 바람의종 2009.07.29 8194
3372 호언장담 風文 2022.05.09 685
3371 호스테스 바람의종 2008.02.20 11275
3370 호송 / 후송 바람의종 2010.03.06 13466
3369 호분차 온나! file 바람의종 2010.03.26 12392
» 호박고지 바람의종 2008.01.05 8774
3367 호르몬 바람의종 2009.09.27 73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