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12.05 14:29

드라이브 스루

조회 수 11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드라이브 스루

2014년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가 2,000만대를 넘어섰다. 세대수가 2,000만 세대니까, 1세대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한 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자가용으로 직장에 출퇴근하고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자가용으로 이동할 때 길거리에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라는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드라이브 스루’는 자동차 운전자가 차에 탄 채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가리킨다. 오래 전부터 자동차 생활이 일반화된 미국에서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나 은행이 운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서비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부터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이 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는 앞으로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여겨진다.

‘드라이브 스루’는 ‘drive through’에서 비롯된 말이다. 아직까지 우리말로 정착된 외래어로 볼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국립국어원은 올해 초 이 말을 ‘승차 구매’로 순화하여 쓰기로 했다. 그런데 ‘drive thru’처럼 한글이 아닌 영어 알파벳을 그대로 노출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이다. ‘drive thru’의 ‘thru’는 ‘through’을 간략화하여 적은 것이다. ‘why’, ‘you’ 등을 ‘y’, ‘u’ 등으로 적는 것과 같다. 줄임말의 한 가지로, 공식적인 상황에서는 쓸 수 없는 비공식적인 말이다.

미국 대중문화의 유입은 불가피하게 영어의 차용을 가져온다. 그럼에도 아무런 생각 없이 영어로 가져다 쓰려 하지 말고 그것을 대체할 만한,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찾아보려는 노력을 한 번이라도 해 봤으면 좋겠다. 비공식적인 영어 줄임말까지 별생각 없이 가져다 쓰는 현 상황이 씁쓸하기만 하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조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516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61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769
3412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1280
3411 헷갈리는 맞춤법 風文 2024.01.09 1361
3410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風文 2024.01.06 1095
3409 북한의 ‘한글날’ 風文 2024.01.06 1119
3408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風文 2024.01.04 1067
3407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1083
3406 있다가, 이따가 風文 2024.01.03 1124
3405 내일러 風文 2024.01.03 952
3404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936
3403 한 두름, 한 손 風文 2024.01.02 987
3402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1065
3401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924
3400 뒤치다꺼리 風文 2023.12.29 1026
3399 ‘~스런’ 風文 2023.12.29 1043
3398 ‘며칠’과 ‘몇 일’ 風文 2023.12.28 983
3397 한소끔과 한 움큼 風文 2023.12.28 1106
3396 '-시키다’ 風文 2023.12.22 938
3395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852
3394 장녀, 외딸, 고명딸 風文 2023.12.21 928
3393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841
3392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949
3391 '넓다'와 '밟다' 風文 2023.12.06 118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