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7 11:48

도내와 섬안

조회 수 6319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도내와 섬안

해안 지방이 아닌 곳에 ‘섬’과 관련된 땅이름이 붙어 있음은 특이한 일이다. 경북 문경 가은읍의 ‘도내’(島內)나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의 ‘도리’(島里) 들이 그렇다. 이런 땅이름은 ‘섬’과는 무관하다. 그런데도 ‘섬’을 뜻하는 한자 ‘도’(島)가 쓰인 까닭은 뭔가?

내륙 쪽에 나타나는 ‘섬’과 관련된 땅이름은 대체로 굽이진 강물과 관련이 있다. 달리 말해 ‘도내’나 ‘도리’는 굽이진 강의 안쪽에 있는 마을을 뜻한다. 여기서 ‘도’는 ‘돌다’라는 뜻을 지닌다. 곧 물이 돌아 흐른다는 뜻의 ‘도는 마을’이라는 말이다. ‘도는 마을’은 ‘돌말’이라는 합성어를 이루기도 하며, ‘돌내’나 ‘도내’로 굳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도’에 해당하는 한자인 ‘도’(島)가 나타나게 되며, 이를 다시 우리말로 옮기면서 ‘섬안’이라는 땅이름까지 나온다.

이처럼 ‘도내’가 ‘섬안’으로 변하게 되면, 왜 이런 땅이름이 생겨났는지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돌이 거의 없는 곳인데도 ‘돌머루’라는 땅이름이 생기거나 ‘석천’(石川)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한다. 심지어는 복숭아 산지도 아닌데 ‘도내’(桃內)라는 한자가 쓰이기도 하는데, 이 또한 ‘섬안’이나 ‘석천’이 생성되는 원리와 같다. 영월군 주천면의 ‘도천’(桃川)은 후삼국 때 ‘도내부곡’(刀乃部曲)이었다. ‘도내’가 ‘도천’으로 바뀌고서, 조선 선비 성임이 신선의 복숭아를 따서 임금께 바치고 장수를 빌며 신선 만나기를 축원했다는 얘기가 덧붙은 것은 자연스런 일인 셈인가?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555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20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7217
3216 빛깔말 바람의종 2008.02.28 7035
3215 동남아 언어 바람의종 2008.02.29 7460
3214 새라새롭다 바람의종 2008.02.29 9367
3213 밑과 아래 바람의종 2008.03.01 7443
3212 괭이눈 바람의종 2008.03.01 6472
3211 한라산과 두무산 바람의종 2008.03.04 9409
3210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바람의종 2008.03.04 12419
3209 여우잠 바람의종 2008.03.04 10013
3208 메다와 지다 바람의종 2008.03.06 7189
3207 깽깽이풀 바람의종 2008.03.06 7278
» 도내와 섬안 바람의종 2008.03.07 6319
3205 우리말의 짜임새와 뿌리 바람의종 2008.03.07 9549
3204 넋살탕 바람의종 2008.03.07 9087
3203 사위질빵 바람의종 2008.03.10 5617
3202 그닥 바람의종 2008.03.11 6895
3201 은방울꽃 바람의종 2008.03.12 7069
3200 한터와 자갈치 바람의종 2008.03.12 9053
3199 결속 바람의종 2008.03.13 7541
3198 수진이 고개 바람의종 2008.03.13 9767
3197 얼음보숭이·에스키모 바람의종 2008.03.14 9047
3196 파리지옥풀 바람의종 2008.03.15 8940
3195 전농동과 설렁탕 바람의종 2008.03.15 875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