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0.13 06:02

‘우거지붙이’ 말

조회 수 9852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거지붙이’ 말

‘푸성귀를 다듬을 때에 골라 놓은 겉대’를 ‘우거지’라고 한다. 먹을 게 넘치는 요즘은 무나 배추의 우거지를 버리기도 하지만, 먹을거리가 모자라던 시절에는 더없이 좋은 식료품이었다.

“긴 긴 겨울, 굶기를 밥 먹듯 하며 우거지국으로 가까스로 연명을 해 온 그들이었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어느 곳이나 식량 사정은 딱해. 우리 절에서도 쌀 몇 알을 넣은 우거지죽을 끓여 먹는 형편이니까.”(이병주, 〈지리산〉)
“우거지찌개하고 신김치만 있으면 밥이 마냥 꿀맛 같은 대식가였고 ….”(박완서,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

이 ‘우거지’가 ‘국·찌개’를 끓이거나 ‘죽’을 쑤는 재료로 쓰이면서 ‘우거짓국’, ‘우거지찌개’, ‘우거지탕’, ‘우거지죽’이란 이름이 생겼는데, 국어사전에는 ‘우거지김치’ 정도만 올랐고 다른 음식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음식 재료는 대개 ‘국·탕·찌개·볶음’ 등의 재료가 되므로 관련된 말을 죄다 챙겨서 올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스파게티’나 ‘비프스테이크’ 같은 여러 외래 음식도 국어사전에 올리는 판에 ‘우거짓국, 우거지탕, 우거지죽, 우거지찌개, 우거지부침’ 같은 우리 일상 생활과 관련이 깊고, 많이 쓰이는 낱말들을 사전에 챙겨 올리지 않는 것은 문제다. 비슷한 말인 ‘시래기’의 경우, ‘시래깃국, 시래기나물, 시래기떡, 시래기죽, 시래기지짐이, 시래기찌개’들이 사전에 수록돼 있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1316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8083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2846
    read more
  4.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Date2007.07.24 By바람의종 Views21761
    Read More
  5.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Date2007.08.31 By바람의종 Views12625
    Read More
  6. 언어의 가짓수

    Date2007.09.26 By바람의종 Views12217
    Read More
  7. 상일꾼·큰머슴

    Date2007.09.28 By바람의종 Views12066
    Read More
  8. ‘기쁘다’와 ‘즐겁다’

    Date2007.09.29 By바람의종 Views11667
    Read More
  9. 언어 분류

    Date2007.10.06 By바람의종 Views12717
    Read More
  10. 떼부자

    Date2007.10.08 By바람의종 Views11126
    Read More
  11. 단소리/쓴소리

    Date2007.10.09 By바람의종 Views11093
    Read More
  12. ‘부럽다’의 방언형

    Date2007.10.11 By바람의종 Views8566
    Read More
  13. ‘우거지붙이’ 말

    Date2007.10.13 By바람의종 Views9852
    Read More
  14. 쉬다와 놀다

    Date2007.10.14 By바람의종 Views9608
    Read More
  15. 방언은 모국어다

    Date2007.10.16 By바람의종 Views8243
    Read More
  16. 청소년의 새말

    Date2007.10.17 By바람의종 Views10539
    Read More
  17. 우리

    Date2007.10.18 By바람의종 Views8432
    Read More
  18. 분루

    Date2007.10.19 By바람의종 Views10438
    Read More
  19. 사투리와 토박이말

    Date2007.10.20 By바람의종 Views9481
    Read More
  20. 경제성

    Date2007.10.21 By바람의종 Views9174
    Read More
  21. 외국어와 새말

    Date2007.10.22 By바람의종 Views9637
    Read More
  22. 알타이말

    Date2007.10.23 By바람의종 Views9612
    Read More
  23. 정서적 의미

    Date2007.10.25 By바람의종 Views9388
    Read More
  24. 사라져가는 언어(1)

    Date2007.10.26 By바람의종 Views6200
    Read More
  25. 맨정신/맨흙

    Date2007.10.26 By바람의종 Views776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