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01.28 22:49

통속어 활용법

조회 수 7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통속어 활용법

오랜 국어 수업과 시험을 통해 우리는 항상 ‘표준어가 늘 옳다’는 생각에 젖어 있다. 표준어가 아닌 방언과 비표준어는 배제의 대상이 된다. 비표준어의 대표는 통속어들이다. 길거리에서 굴러다니면서 생겨난 말들이다. 대개는 통속어를 못난 어휘로 여기지만 사실 표준어 주변에 꽤 유용하게 쓰인다.

간단한 예를 들어 ‘원수’라는 말을 생각해 보자. ‘원수’는 적대적인 상대를 일컫는다. ‘웬수’는 그것의 방언형이다. 그러나 그 쓰임새를 보면 ‘웬수’와 ‘원수’는 분명히 다르다. ‘원수’는 적개심을 가지고 쓰지만 ‘웬수’는 오히려 애정을 가지고 사용한다. 주로 여성들이 남편이나 자식들이 속을 썩일 때 쓰지 않는가?

음식 중에 ‘아구찜’이란 것이 있다. 그런데 그 이름의 ‘아구’는 틀리고 ‘아귀’가 맞다. 아무리 마음먹고 ‘아귀찜’이라고 해도 그 음식의 맛이 당겨오지 않는다. 입맛 돌게 하는 말은 아무리 보아도 ‘아구찜’이다. 아귀는 불교에서 말하는 굶주린 귀신을 일컫는 말로 더 적당하다.

바람직한 다른 예로 ‘힘’의 방언 형태인 ‘심’이 들어간 ‘밥심’의 경우가 있다. ‘심’이 ‘힘’의 방언이지만 언어 현실 속에는 오로지 ‘밥심’만 있다. 그렇기에 ‘입심’, ‘뱃심’하고 하나의 계열처럼 규범 어휘 안으로 받아들였다.

표준어는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라기보다는 유용함의 여부로 판단하는 것이 낫다. 따라서 그 타당성의 기준을 좀 더 너그럽게 할 필요가 있다. 언어는 반듯한 것보다는 풍부하고 다양한 쓰임새가 중요하다. 그래야 궁극적으로 규범의 권위도 더 강해진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2019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3461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8May
    by 바람의종
    2010/05/08 by 바람의종
    Views 12413 

    통합키로, 참석키로

  5. No Image 30Mar
    by 바람의종
    2007/03/30 by 바람의종
    Views 7068 

    통틀어

  6. No Image 03Sep
    by 바람의종
    2008/09/03 by 바람의종
    Views 11552 

    통째/통채

  7. No Image 17Apr
    by 바람의종
    2008/04/17 by 바람의종
    Views 11186 

    통장을 부르다

  8. No Image 21Dec
    by 바람의종
    2012/12/21 by 바람의종
    Views 21052 

    통음

  9. No Image 28Jan
    by 風文
    2022/01/28 by 風文
    Views 741 

    통속어 활용법

  10. 톨마

  11. No Image 16Dec
    by 바람의종
    2007/12/16 by 바람의종
    Views 6606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12. No Image 31May
    by 바람의종
    2009/05/31 by 바람의종
    Views 6004 

    토씨의 사용

  13. No Image 06May
    by 바람의종
    2010/05/06 by 바람의종
    Views 8241 

    토씨 하나 잘못 쓰면

  14. No Image 01Feb
    by 바람의종
    2008/02/01 by 바람의종
    Views 13613 

    토를 달다

  15. No Image 22Oct
    by 바람의종
    2008/10/22 by 바람의종
    Views 7898 

    토끼

  16. No Image 08Nov
    by 바람의종
    2007/11/08 by 바람의종
    Views 6195 

    터키말과 튀르크어파

  17. No Image 11Nov
    by 바람의종
    2008/11/11 by 바람의종
    Views 6962 

    터울

  18. No Image 28Apr
    by 바람의종
    2008/04/28 by 바람의종
    Views 7647 

    터물·더믈

  19. No Image 13Apr
    by 바람의종
    2010/04/13 by 바람의종
    Views 10438 

    터무니없다

  20. No Image 31Jan
    by 바람의종
    2008/01/31 by 바람의종
    Views 11344 

    터무니가 없다

  21. No Image 15Aug
    by 바람의종
    2010/08/15 by 바람의종
    Views 14430 

    택도 없다.

  22. No Image 31Jan
    by 바람의종
    2008/01/31 by 바람의종
    Views 10380 

    태풍의 눈

  23. No Image 28Feb
    by 바람의종
    2012/02/28 by 바람의종
    Views 9393 

    태어나다

  24. No Image 21Jan
    by 바람의종
    2008/01/21 by 바람의종
    Views 7255 

    태백산과 아사달

  25. No Image 29Jan
    by 風文
    2022/01/29 by 風文
    Views 689 

    태극 전사들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