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수증 받으실게요”

대형 커피전문점 컵 걸이에 새겨진 글이 화제다.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X). 나왔습니다(O)” 사물 존칭이 하도 문제가 되다 보니 아예 문구를 새겨 넣은 모양이다. 아르바이트생의 시급보다 비싼 커피이니 나오시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한때 씁쓸하게 웃었던 적이 있었다. 사물존칭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사회적인 공감대가 어느 정도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높임말을 어려워한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못지않게 자주 틀리는 말 중에 “-(하)실게요”라는 표현이 있다.“영수증 받으실게요” “여기 앉으실게요” “다른 옷 입어 보실게요” 예는 수도 없이 많다. “-(하)실게요”는 모두 틀린 표현이다.

상대방을 높이는 ‘시’와 말하는 사람의 행동에 대한 약속이나 의지를 담은 ‘-ㄹ게요’는 함께 쓸 수 없다. “영수증 받으세요” “영수증 받을게요”는 되지만 “영수증 받으실게요”는 자신이 영수증을 받겠다는 얘기인지 상대방에게 영수증을 받으라는 것인지 뜻이 모호하게 된다. “영수증 받으세요” “여기 앉으세요” “다른 옷 입어 보세요” 정도면 충분하다.

높여야 할 서술어가 여러 개일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우셨다’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울었다’ ‘어머니는 나를 보며 우셨다’ 어느 것이 맞을까? 어느 쪽도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문장의 마지막 서술어에 ‘시’를 쓴다. 즉 ‘어머니는 나를 보며 우셨다’가 자연스럽다. 다만 존경의 어휘와 같이 쓸 때에는 다른 서술어에도 ‘시’를 쓴다. 가령 ‘주무시다’는 그 자체가 어른에게만 쓰는 존경의 뜻을 담은 어휘이기 때문에 ‘할머니께서 주무시고 가셨다’와 같이 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239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916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3880
3410 외국어 선택하기 風文 2022.05.17 523
3409 ‘끄물끄물’ ‘꾸물꾸물’ 風文 2024.02.21 525
3408 한소끔과 한 움큼 風文 2023.12.28 529
3407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530
3406 귀순과 의거 관리자 2022.05.20 537
3405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 風文 2024.02.17 541
3404 정치인들의 말 風文 2021.10.08 542
3403 불교, 불꽃의 비유, 백신과 책읽기 風文 2022.09.18 542
3402 언어공동체, 피장파장 風文 2022.10.09 543
3401 온나인? 올라인? 風文 2024.03.26 547
3400 상투적인 반성 風文 2021.10.10 549
3399 아이들의 말, 외로운 사자성어 風文 2022.09.17 552
3398 산막이 옛길 風文 2023.11.09 553
3397 군인의 말투 風文 2021.09.14 557
3396 법률과 애국 風文 2021.09.10 559
3395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560
3394 경평 축구, 말과 동작 風文 2022.06.01 561
3393 악담의 악순환 風文 2021.09.13 565
3392 비대칭적 반말, 가짜 정보 風文 2022.06.07 567
3391 맞춤법을 없애자 (3), 나만 빼고 風文 2022.09.10 568
3390 또 다른 공용어 風文 2021.09.07 569
3389 위드 코로나(2), '-다’와 책임성 風文 2022.10.06 57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