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02 03:03

뚱딴지

조회 수 791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뚱딴지

‘뚱딴지 같은 소리’라는 말은 일상에서 자주 쓰는 관용어다. 이때의 뚱딴지는 엉뚱하고 미련하고 뜬금없는 짓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런데 본디 ‘뚱딴지’는 식물 ‘돼지감자’의 다른 이름이다. ‘뚱-’은 ‘뚱하다’나 ‘뚱뚱하다’의 말뿌리일 것이며, ‘-딴지’는 ‘장딴지’에서와 마찬가지로, ‘불룩한’ 부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곧, ‘뚱하면서도 울룩불룩한’ 모습을 나타내거나, ‘뚱뚱이(돼지)가 먹는 울룩불룩한’ 식물임을 나타낸 이름이다. 실제로 뚱딴지는 모양이 울퉁불퉁하여 매우 다양하고, 크기와 무게도 갖가지여서 사람이 먹기보다는 주로 돼지사료나 알코올 원료로 쓴다.

이 말은 처음에는 울퉁불퉁 못생기고 뚱한 사람을 비유해서 쓰였을 테지만, 그 뜻이 점점 세어져 지금은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느닷없거나 엉뚱한 사람을 가리킨다. 어린이들이 즐겨 읽는 만화 주인공 ‘명탐정 뚱딴지’는 엉뚱한 짓을 곧잘 하지만 그 엉뚱함으로 사건을 풀어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전기 절연체인 애자를 우리말로 순화했을 때 ‘뚱딴지’라고 했다는 점이다. 아마 전봇대에서 전기가 다른 물체로 통하지 않게 ‘엉뚱하게’ 끊기 때문인가 보다.

하지만 이름과는 달리 뚱딴지 꽃은 아주 예쁘다. 국화나 해바라기처럼 생겼으며, 한방에서는 뿌리를 국우(菊芋)라는 약재로 쓰는데, 열을 내리고 피를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북녘말로는 ‘뚝감자’라고 한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뚱딴지 꽃]


[돼지감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889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575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478
3278 마니산과 머리 바람의종 2008.01.28 8459
3277 색깔이름 바람의종 2008.01.29 21506
3276 비갈망 바람의종 2008.01.29 8263
3275 날래다와 빠르다 바람의종 2008.01.29 7150
3274 개불알꽃 바람의종 2008.01.30 8978
3273 한뫼-노고산 바람의종 2008.01.30 9967
3272 중앙아시아 언어들 바람의종 2008.01.30 9076
3271 아시저녁·아시잠 바람의종 2008.01.31 7300
3270 까닭과 때문 바람의종 2008.01.31 6760
3269 으악새 바람의종 2008.01.31 9654
3268 별내와 비달홀 바람의종 2008.02.01 8596
3267 아랍말과 히브리말 바람의종 2008.02.01 7227
3266 무릎노리 바람의종 2008.02.01 8535
3265 올림과 드림 바람의종 2008.02.01 7299
3264 ‘돌미’와 ‘살미’ 바람의종 2008.02.01 7820
3263 아프리카의 언어들 바람의종 2008.02.02 8700
3262 괴다와 사랑하다 바람의종 2008.02.02 9539
» 뚱딴지 바람의종 2008.02.02 7916
3260 물과 땅이름 바람의종 2008.02.03 7805
3259 라틴말의 후예 바람의종 2008.02.03 6755
3258 가닥덕대 바람의종 2008.02.03 7150
3257 마개와 뚜껑 바람의종 2008.02.04 801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