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4 07:00

과거시제

조회 수 7853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과거시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현재·과거·미래를 구분한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늘 현재를 살면서 지난날을 되살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한다. 문법에도 이런 시간 흐름이 반영된다. 말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지나간 시점의 일을 표현하는 것을 과거시제, 다가올 시점의 일을 표현하는 것을 미래시제, 말하는 시점과 일의 시점이 같은 때는 현재시제라 한다. 언어마다 현재·미래보다 과거를 표시하는 문법적인 방법이 뚜렷하다. 우리말에서 ‘나는 책을 읽었다’와 같이 어미 ‘-었-’을 써서 과거를 표시하고, 영어에서 어미 ‘-ed’를 통해 과거를 나타낸다.

그러나 우리말이나 영어의 경우, 과거시제를 표현하는 것이 한 단계밖에 없다. 곧, 모든 과거는 ‘-었-’이나 ‘-ed’로 표현한다. 그러나 과거시제를 몇 단계로 나눠 표현하는 말이 있어 흥미롭다. 인도 북동부 미슈미말에는 현재로부터 가까운 과거는 ‘so’로, 한참 지난 과거는 ‘liya’로 표현한다. ‘ha tape tha-so’라 하면 조금 전에 내가 밥을 먹었다는 뜻이고, ‘ha tape tha-liya’라 하면 한참 전에 내가 밥을 먹었다는 뜻이다. 벰바말에서는 더 다양하다. 그저께보다 더 과거라면 ‘-ali-’, 어제쯤은 ‘-alee-’, 오늘 아침쯤이면 ‘-aci-’, 서너 시간 전쯤이면 ‘-a-’를 써서 지난적을 나타낸다.

이렇게 다양하게 과거를 구분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말을 통해 생각하는 방식과 문화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867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554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291
3322 울과 담 바람의종 2008.01.12 7307
3321 고양이 바람의종 2008.01.12 7634
3320 서울 바람의종 2008.01.12 6167
3319 말높이기 바람의종 2008.01.13 6038
3318 맞부닥치다 바람의종 2008.01.13 7161
3317 가와 끝 바람의종 2008.01.13 6448
3316 열쇠 바람의종 2008.01.14 7618
3315 예천과 물맛 바람의종 2008.01.14 8391
» 과거시제 바람의종 2008.01.14 7853
3313 쓸어올리다 바람의종 2008.01.15 8456
3312 그치다와 마치다 바람의종 2008.01.15 7120
3311 쇠뜨기 바람의종 2008.01.15 6888
3310 여우골과 어린이말 바람의종 2008.01.16 6415
3309 미래시제 바람의종 2008.01.16 7336
3308 물혹 바람의종 2008.01.16 5482
3307 굴레와 멍에 바람의종 2008.01.17 7334
3306 나무노래 바람의종 2008.01.17 7319
3305 압록강과 마자수 바람의종 2008.01.18 6570
3304 성별 문법 바람의종 2008.01.18 6585
3303 윽박 바람의종 2008.01.18 9923
3302 말과 글 바람의종 2008.01.19 3847
3301 며느리밥풀 바람의종 2008.01.19 568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