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17 02:09

궁시렁궁시렁

조회 수 676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궁시렁궁시렁

소리나 모양을 본떠서 나타내는 낱말을 시늉말이라 한다. 이런 말은 ‘졸졸/줄줄’, ‘겅중겅중/껑충껑충’처럼 자음이나 모음을 바꿔 느낌을 달리 나타낼 수 있다. 곧 ‘졸졸’보다 ‘줄줄’이 크고 무거운 느낌을, ‘겅중겅중’보다 ‘껑충껑충’이 ‘세고 거친 느낌’을 준다. 이처럼 시늉말에서는 양성보다 음성모음이 결합된 말이 크고 무거운 느낌을, 예사소리보다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합친 말이 세고 거친 느낌을 준다. 시늉말 가운데 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이 적잖다.

“궁시렁궁시렁 불만이 많지만 … 조금씩 악기를 연주하게 된다.”(〈한겨레〉 2006년 3월15일치)/ “등 뒤에서 운전사가 뭐라고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상관하지 않았다.”(구효서 〈낯선 여름〉)/ “칡덩굴로 탄탄하게 엮은 광주리 속에서 중병아리가 삐약삐약 운다.”(박경리 〈토지〉)

못마땅하여 군소리를 자꾸 하는 모양을 뜻하는 말로 ‘구시렁구시렁’은 있지만 ‘궁시렁궁시렁’은 사전에 없고, ‘삐악삐악’은 있지만 ‘삐약삐약’은 오르지 않았다. 시늉말은 소리나 모양을 본뜬 말이므로 언중이 널리 쓰는 말을 사전에 올려야 한다. 현실에서는 ‘구시렁구시렁’보다는 ‘궁시렁궁시렁’이, ‘삐악삐악’보다는 ‘삐약삐약’이 더 많이 쓰인다. 이 말들을 사전에 올린다면 ‘궁시렁거리다·궁시렁대다·궁시렁궁시렁하다’와 ‘삐약거리다·삐약대다·삐약삐약하다’도 함께 올려야 할 것이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2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05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839
3388 터키말과 튀르크어파 바람의종 2007.11.08 6149
3387 과대포장 바람의종 2007.11.08 6601
3386 싸우다와 다투다 바람의종 2007.11.09 6612
3385 운율 바람의종 2007.11.09 7878
3384 훈훈하다 바람의종 2007.11.09 12742
3383 몽골말과 몽골어파 바람의종 2007.11.10 9324
3382 다방구 바람의종 2007.12.12 8705
3381 우리와 저희 바람의종 2007.12.12 8131
3380 부추? 바람의종 2007.12.13 5957
3379 뒷담화 바람의종 2007.12.13 6810
3378 말과 나라 바람의종 2007.12.14 6474
3377 꿍치다 바람의종 2007.12.14 9045
3376 옮김과 뒤침 바람의종 2007.12.15 7816
3375 다슬기 바람의종 2007.12.15 8480
3374 새말의 정착 바람의종 2007.12.16 7153
3373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바람의종 2007.12.16 6568
» 궁시렁궁시렁 바람의종 2007.12.17 6763
3371 가시버시 바람의종 2007.12.17 7101
3370 고구마 바람의종 2007.12.18 8519
3369 도우미 바람의종 2007.12.18 7962
3368 만주말 지킴이 스쥔광 바람의종 2007.12.20 7137
3367 개구지다 바람의종 2007.12.20 826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