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14 00:51

말과 나라

조회 수 6474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말과 나라

알타이어족에 드는 몽골어파, 튀르크어파, 만주퉁구스어파 가운데 만주퉁구스어파에 속하는 어떤 말을 쓰는 겨레도 독자적으로 나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 어파에 드는 만주어는 한때 중국 대륙을 지배한 청나라를 세운 민족의 말이긴 하지만 한문화에 이끌려 제 말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만주퉁구스어파에 드는 말 대부분이 현재 사라질 위기에 놓인 형편이다. 그것은 다른 여러 까닭도 있겠지만 아마도 독자적인 나라를 이루지 못한 까닭이 제일 클 것이다. 그 말을 쓰는 겨레들이 러시아나 중국에 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러시아말과 중국말 위세에 눌릴 수밖에 없다.

만주퉁구스어파 말 가운데 중국 네이멍(내몽골)구자치구에서 쓰이는 어웡키말을 살펴보자. 쓰는 사람이 점차 줄어드는 어윙키말을 지키고자 학교에서 가르치고 민족협회에서 사전을 편찬하고 민담과 노래를 정리하여 보급하고 있지만 힘이 턱없이 모자란다. 이것은 바로 독자적인 나라를 이루지 못하고 큰 나라에 얹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 딸린 관계로 이들은 중국말을 배워야 하고 또 자치구의 중심말인 몽골말도 배워야 하니 자기 말에 관심을 둘 형편이 더욱 아니다.

이는 자기 말을 지키는 데 나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우리 겨레는 독립된 나라가 있고, 이를 통해 말을 지켜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나라의 중요성을 광복을 맞이한 이 8월에 다시금 생각해 본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873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559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327
3388 터키말과 튀르크어파 바람의종 2007.11.08 6145
3387 과대포장 바람의종 2007.11.08 6596
3386 싸우다와 다투다 바람의종 2007.11.09 6608
3385 운율 바람의종 2007.11.09 7873
3384 훈훈하다 바람의종 2007.11.09 12733
3383 몽골말과 몽골어파 바람의종 2007.11.10 9324
3382 다방구 바람의종 2007.12.12 8701
3381 우리와 저희 바람의종 2007.12.12 8128
3380 부추? 바람의종 2007.12.13 5957
3379 뒷담화 바람의종 2007.12.13 6806
» 말과 나라 바람의종 2007.12.14 6474
3377 꿍치다 바람의종 2007.12.14 9042
3376 옮김과 뒤침 바람의종 2007.12.15 7811
3375 다슬기 바람의종 2007.12.15 8480
3374 새말의 정착 바람의종 2007.12.16 7150
3373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바람의종 2007.12.16 6563
3372 궁시렁궁시렁 바람의종 2007.12.17 6758
3371 가시버시 바람의종 2007.12.17 7095
3370 고구마 바람의종 2007.12.18 8515
3369 도우미 바람의종 2007.12.18 7957
3368 만주말 지킴이 스쥔광 바람의종 2007.12.20 7132
3367 개구지다 바람의종 2007.12.20 826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