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18 06:29

도우미

조회 수 7963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도우미

2년 전쯤이다. 인기가 높은 한 방송극에서 여주인공이 ‘헬퍼’라는 직업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고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도우미’라는 우리말이 ‘헬퍼’에 자리를 빼앗기지는 않을까 걱정한 적이 있다. 극작가로서는 외래어가 더 세련된 표현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가사) 도우미’라는 좋은 말이 있는데 하필 보편화되지도 않은 ‘(리빙) 헬퍼’라는 말을 썼을까 하는 아쉬움이 더했다. 드라마 영향만은 아니겠지만 결국 ‘헬퍼’라는 말은 ‘가정부, (가사) 도우미’ 등으로 불리던 직업의 또다른 말로 자리를 잡고 말았다.

우리말보다 외래어가 더 세련된 표현이라는 막연한 인식 탓에 외래어 새말이 우리말을 밀어내는 사례가 많다. 백화점에 ‘목도리 매장’은 없고 ‘머플러 코너’가 있다. 회의를 할 때 명단과 일정을 점검하기도 하지만 ‘미팅을 세팅할 때 리스트와 스케줄을 체크’하기도 한다.

외래어 새말이 큰 세력을 얻지 못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라이프가드’(life guard)보다는 ‘안전 요원’이 훨씬 많이 쓰이고, ‘데빗카드’(debit card)보다는 ‘직불카드’가 익숙하다. 이렇게 새로 들어온 외래어보다 우리말이 쉽고 간단할 때는 호락호락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다. 이미 쓰던 말이 있는데 비슷한 의미의 새말이 생기면 기존의 말과 경쟁 관계에 놓인다. ‘베이비시터’, ‘실버시터’와 자리를 다투는 ‘아이 돌보미, 경로도우미’ 등의 새말들이 널리 자리잡기 바란다. 말은 가려쓰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따른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77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60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358
88 메뚜기 바람의종 2008.01.02 6297
87 뫼와 갓 바람의종 2008.01.02 6972
86 억수 바람의종 2007.12.31 6484
85 체로키 글자 바람의종 2007.12.31 5988
84 교육과 새말 바람의종 2007.12.30 6594
83 꽈리 바람의종 2007.12.30 10399
82 다르다와 틀리다 바람의종 2007.12.29 6900
81 개보름 바람의종 2007.12.29 7039
80 가을하다 바람의종 2007.12.28 6773
79 막바로 바람의종 2007.12.28 7925
78 알바 바람의종 2007.12.27 7198
77 벵갈말 바람의종 2007.12.27 6277
76 값과 삯 바람의종 2007.12.26 5594
75 웃음 바람의종 2007.12.26 7211
74 언어 대국, 인도 바람의종 2007.12.24 6978
73 된장녀 바람의종 2007.12.24 6530
72 깍두기 바람의종 2007.12.23 6419
71 누다와 싸다 바람의종 2007.12.23 7523
70 우리말 계통 바람의종 2007.12.22 5637
69 주머니차 바람의종 2007.12.22 7199
68 미꾸라지 바람의종 2007.12.21 7124
67 사람 바람의종 2007.12.21 645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