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2 02:43

울과 담

조회 수 7310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울과 담

“울도 담도 없는 집에 시집 삼 년을 살고 나니 …” 이렇게 비롯하는 ‘진주난봉가’는 지난 시절 우리 아낙네들의 서럽고도 애달픈 삶을 그림처럼 노래한다. ‘울’이나 ‘담’이나 모두 삶의 터전을 지키고 막아주자는 노릇이다. 이것들이 있어야 그 안에서 마음 놓고 쉬고 놀고 일하며 살아갈 수가 있다. 울도 담도 없다는 것은 믿고 기대고 숨을 데가 없이 내동댕이쳐진 신세라는 뜻이다.

‘울’은 집이나 논밭을 지키느라고 둘러막는 것이다. ‘바자’나 ‘타리’로 만드는 것 둘이 있다. ‘바자’는 대·갈대·수수깡·싸리 따위를 길이가 가지런하도록 가다듬어 엮거나 결어서 만든다. 드문드문 박아둔 ‘울대’라고 부르는 말뚝에다 바자를 붙들어 매면 ‘울바자’가 된다. ‘타리’는 나무를 심어 기르거나 베어다 세워서 만든다. 탱자나무·잔솔나무·동백나무 같은 나무를 심어서 기르면 저절로 자라서 ‘생울타리’가 되고, 알맞게 자란 나무를 베거나 가지를 쳐서 세우고 울대 사이로 새끼줄로 엮어서 묶으면 그냥 ‘울타리’가 된다.

‘담’은 논밭 가를 막는 데는 쓰지 않고, 오직 집을 지키느라고 둘러막는 것이다. 흙에다 짚 같은 검불을 섞어서 짓이겨 쌓는 흙담, 흙과 돌을 층층이 번갈아 섞어서 쌓는 흙돌담, 오직 돌만으로 쌓는 돌담이 있다. 흙담·흙돌담은 반드시 위에 짚으로 이엉을 이거나 기와로 덮어서 눈비를 막아야 한다. 그러니까 눈비가 많고 비바람이 무서운 고장에서는 돌담이 아니면 견디기가 어렵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872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558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320
132 며느리밥풀 바람의종 2008.01.19 5689
131 말과 글 바람의종 2008.01.19 3847
130 윽박 바람의종 2008.01.18 9923
129 성별 문법 바람의종 2008.01.18 6590
128 압록강과 마자수 바람의종 2008.01.18 6570
127 나무노래 바람의종 2008.01.17 7319
126 굴레와 멍에 바람의종 2008.01.17 7334
125 물혹 바람의종 2008.01.16 5482
124 미래시제 바람의종 2008.01.16 7336
123 여우골과 어린이말 바람의종 2008.01.16 6416
122 쇠뜨기 바람의종 2008.01.15 6888
121 그치다와 마치다 바람의종 2008.01.15 7120
120 쓸어올리다 바람의종 2008.01.15 8456
119 과거시제 바람의종 2008.01.14 7856
118 예천과 물맛 바람의종 2008.01.14 8391
117 열쇠 바람의종 2008.01.14 7624
116 가와 끝 바람의종 2008.01.13 6448
115 맞부닥치다 바람의종 2008.01.13 7161
114 말높이기 바람의종 2008.01.13 6042
113 서울 바람의종 2008.01.12 6167
112 고양이 바람의종 2008.01.12 7634
» 울과 담 바람의종 2008.01.12 731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