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7 11:48

도내와 섬안

조회 수 6434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도내와 섬안

해안 지방이 아닌 곳에 ‘섬’과 관련된 땅이름이 붙어 있음은 특이한 일이다. 경북 문경 가은읍의 ‘도내’(島內)나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의 ‘도리’(島里) 들이 그렇다. 이런 땅이름은 ‘섬’과는 무관하다. 그런데도 ‘섬’을 뜻하는 한자 ‘도’(島)가 쓰인 까닭은 뭔가?

내륙 쪽에 나타나는 ‘섬’과 관련된 땅이름은 대체로 굽이진 강물과 관련이 있다. 달리 말해 ‘도내’나 ‘도리’는 굽이진 강의 안쪽에 있는 마을을 뜻한다. 여기서 ‘도’는 ‘돌다’라는 뜻을 지닌다. 곧 물이 돌아 흐른다는 뜻의 ‘도는 마을’이라는 말이다. ‘도는 마을’은 ‘돌말’이라는 합성어를 이루기도 하며, ‘돌내’나 ‘도내’로 굳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도’에 해당하는 한자인 ‘도’(島)가 나타나게 되며, 이를 다시 우리말로 옮기면서 ‘섬안’이라는 땅이름까지 나온다.

이처럼 ‘도내’가 ‘섬안’으로 변하게 되면, 왜 이런 땅이름이 생겨났는지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돌이 거의 없는 곳인데도 ‘돌머루’라는 땅이름이 생기거나 ‘석천’(石川)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한다. 심지어는 복숭아 산지도 아닌데 ‘도내’(桃內)라는 한자가 쓰이기도 하는데, 이 또한 ‘섬안’이나 ‘석천’이 생성되는 원리와 같다. 영월군 주천면의 ‘도천’(桃川)은 후삼국 때 ‘도내부곡’(刀乃部曲)이었다. ‘도내’가 ‘도천’으로 바뀌고서, 조선 선비 성임이 신선의 복숭아를 따서 임금께 바치고 장수를 빌며 신선 만나기를 축원했다는 얘기가 덧붙은 것은 자연스런 일인 셈인가?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54811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201410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6359
    read more
  4. 촌수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8532
    Read More
  5. 삿갓봉과 관악산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8051
    Read More
  6. 매발톱꽃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7907
    Read More
  7. 가시집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7585
    Read More
  8. 전농동과 설렁탕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8887
    Read More
  9. 파리지옥풀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9118
    Read More
  10. 얼음보숭이·에스키모

    Date2008.03.14 By바람의종 Views9151
    Read More
  11. 수진이 고개

    Date2008.03.13 By바람의종 Views9884
    Read More
  12. 결속

    Date2008.03.13 By바람의종 Views7672
    Read More
  13. 한터와 자갈치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9320
    Read More
  14. 은방울꽃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7194
    Read More
  15. 그닥

    Date2008.03.11 By바람의종 Views7004
    Read More
  16. 사위질빵

    Date2008.03.10 By바람의종 Views5730
    Read More
  17. 넋살탕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9207
    Read More
  18. 우리말의 짜임새와 뿌리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9708
    Read More
  19. 도내와 섬안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6434
    Read More
  20. 깽깽이풀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7411
    Read More
  21. 메다와 지다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7297
    Read More
  22. 여우잠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10162
    Read More
  23.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12624
    Read More
  24. 한라산과 두무산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9584
    Read More
  25. 괭이눈

    Date2008.03.01 By바람의종 Views658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