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811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마미지’와 ‘강진’

‘고마미지’(古馬彌知)는 전남 강진의 옛 이름이다. <난중일기>에 나타나는 ‘구미’가 ‘곶’과 같은 의미를 지녔음을 밝힌 바 있듯이, ‘고마미지’는 ‘구미’의 어원에 해당하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마미지’ 이외에도 ‘송미지’(松彌知), ‘무동미지’(武冬彌知)가 더 나타난다. 최남선이 서문을 쓴 <동경통지>(東京通志)>에, ‘미지’는 바다의 물굽이가 처진 읍(灣邑)을 일컫는다고 하였다. ‘송미지’는 지금의 전북 고창이며, ‘무동미지’는 비안 북부(庇安北部·전북 군산)인데 ‘단밀현’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고려 공양왕 때 지금의 경남 통영을 ‘고성’이라 부른 적이 있다. 이 고성의 옛이름이 ‘고자미동’(古資彌冬)이다. ‘미지’의 옛 발음이 ‘미디’였음을 고려한다면, ‘미디’와 ‘미동’은 중국 한자음을 표기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형태의 말임이 틀림없다. ‘미지’는 간혹 ‘미치’로 읽히기도 하였다. <동경통지>에서는 ‘고자미동’의 ‘고자’는 ‘구지’로 바뀔 수 있으며, ‘구지’는 ‘반도’(半島)의 뜻을 갖는다고 풀이하였다.

이를 고려할 때 ‘구지’, ‘구미’, ‘미지’, ‘미치’ 등은 모두 중국 한자음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토박이말 ‘곶’을 다양하게 표기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전혀 무관해 보이는 말들이 어원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음을 땅이름에서 찾아낼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27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06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879
308 예식장 바람의종 2008.04.22 6625
307 술이홀과 파주 바람의종 2008.04.22 7267
306 꽃무릇 바람의종 2008.04.21 5873
305 논개 바람의종 2008.04.21 8091
304 기윽 디읃 시읏 바람의종 2008.04.20 10758
303 나들이 바람의종 2008.04.20 8427
302 금산과 진내을 바람의종 2008.04.19 6655
301 쑥부쟁이 바람의종 2008.04.19 7078
300 통장을 부르다 바람의종 2008.04.17 11154
299 인사말 바람의종 2008.04.17 6990
298 영양과 ‘고은’ 바람의종 2008.04.16 10346
297 인사 바람의종 2008.04.15 9584
296 거제의 옛이름 ‘상군’(裳郡) 바람의종 2008.04.15 8345
295 분꽃 바람의종 2008.04.14 6958
294 곧은밸 바람의종 2008.04.13 6352
293 일벗 사이 바람의종 2008.04.13 9611
292 버들과 땅이름 바람의종 2008.04.10 7735
291 비비추 바람의종 2008.04.10 6508
290 밸과 마음 바람의종 2008.04.09 8082
289 일터 말 바람의종 2008.04.08 9258
» ‘고마미지’와 ‘강진’ 바람의종 2008.04.08 7811
287 산오이풀 바람의종 2008.04.07 680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