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1.10 13:15

푸르름

조회 수 9010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푸르름

최고의 권위와 최대의 어휘를 자랑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단어 '푸르름'은 실려 있지 않다. 물론 이는 실수가 아니고 의도적인 배제임이 분명하다. 이유는 간단해 보인다. '푸르름'은 '푸르르-+-ㅁ'으로 분석되는데, 한국어 형용사에 '푸르르다'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규범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리라. 그러나 그렇게 쉽게 폐기해 버리기엔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이 말은 수많은 문학작품에 쓰여 왔다. 애초에 음률을 고르기 위해 시어로서 쓰이기 시작했을 이 단어는 시뿐만 아니라 소설.수필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일반인의 서정적인 글쓰기에도 자주 등장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미 상당한 언어 세력을 얻은 단어라 할 수 있다.
둘째, 규범형이라고 할 수 있는 '푸름'은 '푸르름'을 대신하기 어렵다. 둘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푸름'은 푸른 빛깔을 모두 가리키지만 '푸르름'은 숲이나 바다 등의 싱그러운 푸른빛만을 가리킨다. '푸르름'에는 특별한 정서적 분위기가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셋째, 중세 국어에는 '프르다'와 '프를다'가 병존했는데, '푸르름'은 기원적으로 '프를-+-음'일 가능성이 있다. 만일 이런 가정이 옳다면 '푸르름'이 문법적 일탈을 범했다는 혐의도 벗을 수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647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295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7903
3212 풍비박산 바람의종 2007.12.23 9928
3211 풍개 바람의종 2008.11.24 9901
3210 풋 / ‘열’(10) ①, ‘열’(10) ② 風文 2020.05.10 1624
3209 바람의종 2007.03.31 8192
3208 풀어쓰기, 오촌 아재 風文 2022.10.08 851
3207 푼수 바람의종 2007.09.10 11323
3206 푼돈 바람의종 2007.03.31 8540
3205 푸석수염 바람의종 2008.05.08 7759
3204 푸른색, 파란색 바람의종 2011.12.23 10432
» 푸르름 바람의종 2011.11.10 9010
3202 푸르른 바람의종 2008.08.11 6125
3201 표피 바람의종 2012.11.14 77320
3200 표지 / 표시 바람의종 2012.07.04 11073
3199 표준어와 방언 바람의종 2010.01.06 9348
3198 표준발음, 구명동의 風文 2020.05.08 1521
3197 표준말의 기강, 의미와 신뢰 風文 2022.06.30 905
3196 표준 언어 예절 바람의종 2012.03.27 11405
3195 표식/표지, 성력/생력 바람의종 2010.09.03 11926
3194 표식(?), 횡경막(?) 바람의종 2008.06.28 8723
3193 폭탄주! 말지 말자. 바람의종 2012.12.17 18977
3192 폭염 바람의종 2012.07.05 8564
3191 폭발, 폭팔, 폭파시키다 바람의종 2010.02.25 136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