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0 01:34

말다듬기

조회 수 6202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말다듬기

“‘나이타’가 뭔지 아십니까?” 성인들이 듣는 강의에서 이렇게 물었을 때 아는 이가 없는 걸 보면 이 말은 사라진 말임이 분명하다. ‘나이타’는 프로야구가 처음 생겼을 때 밤에 하는 경기를 일컫는 말이었다. 일본식 야구말인 이 말이 방송을 타자 시청자들이 항의했고 그 대신 ‘야간 경기’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새말은 이렇게 언중의 필요 따라 자연스레 생겨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데 언중들이 새 물건과 함께 개념이나 외국어가 따라 흘러들 때 이에 해당하는 새로운 우리말을 만드는 게 쉽지 않고, 또 만들어도 두루 쓰이는 경우는 드물다.

국립국어원에서 무분별하게 쓰이는 외국어 어휘를 우리말로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만들어진 말의 전파가 쉽지 않다.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malteo.net)를 통해 언중과 함께 만들어낸 말들 중에 널리 쓰이는 새말은 그림말·댓글·누리꾼·대중명품·경로도우미 등 소수에 불과하다. 정착에 성공한 새말과 실패한 말들의 면면을 보면 앞으로 새말을 만들 때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지가 눈에 보인다. 우선 말의 길이가 본디 말보다 길면 성공하기 어렵다. 유행어 ‘유시시’(UCC)를 ‘손수제작물’로 바꿨는데 뜻은 살렸지만 말이 길어 잘 쓰이지 않는다. 이미지 문제도 있다. ‘웰빙’을 다듬은 ‘참살이’는 ‘참살’(慘殺)이라는 부정적 의미가 떠오른다는 이도 있으니, 말다듬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절감한다. 모쪼록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98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74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573
3344 드라비다말 바람의종 2008.01.02 6739
3343 복잡다난·미묘 바람의종 2008.01.03 10847
3342 움과 싹 바람의종 2008.01.03 8402
3341 벌레 바람의종 2008.01.03 7226
3340 경제 새말 바람의종 2008.01.04 7210
3339 자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4 6834
3338 제맛 바람의종 2008.01.05 7615
3337 할말과 못할말 바람의종 2008.01.05 7169
3336 호박고지 바람의종 2008.01.05 8751
3335 모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6 5571
3334 노무족 바람의종 2008.01.06 6080
3333 ‘막하다’ 바람의종 2008.01.06 7847
3332 참말과 거짓말 바람의종 2008.01.07 8602
3331 겨울 바람의종 2008.01.07 8036
3330 ‘오빠 부대’ 바람의종 2008.01.07 7169
3329 말소리의 높낮이 바람의종 2008.01.08 6955
3328 헛이름 바람의종 2008.01.08 10350
3327 먹거리와 먹을거리 바람의종 2008.01.08 8158
3326 쇠죽 바람의종 2008.01.10 8535
3325 말소리의 억양 바람의종 2008.01.10 6618
» 말다듬기 바람의종 2008.01.10 6202
3323 떨려나다 바람의종 2008.01.11 869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